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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일정-객실정보-카드키, 국정원 아니면 알기 어려워

대통령 일정-객실정보-카드키, 국정원 아니면 알기 어려워

Posted February. 22, 20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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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9시 20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1961호에 정장 차림의 남자 2명 여자 1명이 나타났다. 이들은 곧바로 호텔 복도 가운데쯤에 있는 아크마트 드로지오 보좌관(40)의 객실을 노렸다. 아크마트 보좌관은 인도네시아 특사단장인 하따 라자사 경제조정장관의 측근이다.

경찰은 잠긴 객실문이 어떻게 열렸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오전 10시 이명박 대통령 예방을 앞두고 잠시 자리를 비운 특사단의 객실에 잠입한 이들은 들어간 직후 객실 안에 있던 노트북 2대에 손을 댔다.

마침 아직 출발을 하지 않았다가 다시 객실로 들어온 아크마트 보좌관이 이 광경을 목격했고 이들은 노트북을 1대 들고 나갔다. 아크마트 보좌관이 이 사실을 호텔 직원에게 알리고 항의를 하자 호텔 직원이 직원용 내부계단 쪽에 있던 이들에게 말을 걸었고 이들은 아크마트 보좌관에게 노트북을 건네준 뒤 이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졌다. 경찰 발표대로라면 노트북을 들고 숨어있던 2분가량의 시간을 포함해서 이들이 19층 폐쇄회로(CC)TV에 드러난 시간은 총 6분가량이다.

이 사건은 13시간이 지난 오후 11시 15분에 서울 남대문경찰서 태평로지구대에 신고됐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문제의 노트북 2대를 건네받고 지문 채취, 현장 조사 등에 돌입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뒤 신고가 지연된 경위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사건 발생 바로 다음날인 17일 오전 3시 40분경 한 국가정보원이 서울 남대문서를 찾았다. 이 국가정보원은 사건 현장에 출동했던 남대문서 강력1팀장, 상황반장과 함께 만나 인도네시아 측의 최초 신고내용이 무엇인지, 수사 상황을 물은 뒤 각별한 보안을 당부했다. 이 국정원의 직책이나 관할지가 어디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17일 오후 특사단 측은 돌연 노트북 내 어떤 정보에도 한국 측의 접근을 원치 않는다며 조사를 거부했으며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쓰고 18일 출국했다.



장관석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