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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감독 고마워요, 퍼거슨

Posted February. 10, 200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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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가야 하는 대형 엔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배려였을까.

9일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방문경기.

박지성은 벤치를 지키다 후반 41분 교체 출전해 단 4분여만 뛰는 데 그쳐 팀이 1-0으로 이기는 데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박지성의 반짝 출전은 11일 테헤란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을 앞둔 한국축구대표팀에는 오히려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은 이날 경기가 열린 영국 런던 업턴파크에서 곧바로 히스로 공항으로 향했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테헤란에 입성했다. 비행시간 6시간 45분 등 무려 12시간의 장거리 일정. 영국과 이란의 시차가 3시간 30분이나 나는 바람에 평소처럼 90분 풀타임을 뛰었다면 체력이 바닥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박지성은 한국대표팀에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 세계 최고의 빅리그를 누비고 있는 간판선수로 후배들을 리드하는 주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묵묵히 자신의 일만 하는 박지성에게 책임을 부여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10월 15일 아랍에미리트와의 최종예선 2차전부터 주장을 맡기고 있다. 박지성은 솔선수범하는 카리스마를 앞세워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9년 징크스를 깨는 등 2연승을 주도했다.

허 감독도 박지성이 지치지 않은 상태에서 합류한 것을 반기고 있다.

한편 이란은 홈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 맨땅 같은 경기장을 한국대표팀 훈련장으로 배정하는 등 텃세를 부리고 있다. 박지성이 시차를 빨리 극복하고 컨디션을 바로 회복한다면 국내파에도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

박지성의 이란 타도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박지성은 이란전이 최종예선에서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언제나 우리에게 필요한 건 승점 3점이지만 이란 원정에서의 승리는 어느 팀도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지는 경기는 할 수 없다고 다짐했다.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