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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보다 커진 강남 방과후학교

Posted May. 30, 200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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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중학교 2곳에서 정규수업 이후에 진행되는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수가 정규수업을 듣는 학생수를 앞지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강남교육청은 29일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지역에 있는 10개 거점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월 영동중과 언북중에서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수가 정규수업을 듣는 학생수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영동중은 정규 수업 정원이 928명인 데 비해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수는 1126명으로 198명이 많았다. 언북중도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이 852명으로 정규 수업 정원(674명)보다 178명이 많았다.

다른 8개 거점학교의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수도 1015%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교육청은 개별 학교마다 실시하던 방과후학교를 지난해부터 25개의 인접한 중학교를 묶고 이중 한 학교를 거점학교로 선정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2007년 강남교육청 관내 전체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수는 거점학교 5개교에 2856명이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거점학교가 10개로 늘고 참여 학생이 늘면서 15일 현재 8508명을 기록했다.

거점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 학생들의 참여 비율도 꾸준히 늘어나 영동중은 25%, 언북중은 27%가 다른 학교 학생들이다.

이처럼 방과후학교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무학년 수준별 진행으로 수업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

언북중과 영동중은 각각 33개와 45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중학교 뿐 아니라 명 강의로 유명한 고교 교사도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장오순 언북중 교감은 정규 수업 때는 한반이 35명 안팎이고 실력이 천차만별이어서 수업 진행이 쉽지 않다면서 방과후학교는 한반이 15명이고 학생 수준에 따라 반을 편성하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이원재 영동중 교감은 매월 성취도 평가를 실시한 뒤 학부모와 1대 1 상담을 통해 학생이 뒤쳐지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북중 김민경(14) 양은 다른 학교 아이들과 수업를 하기 때문에 학원 수업을 받는 것 같아 재미있다면서 수준이 비슷한 학생들이 공부하기 때문에 선생님의 설명이 잘 이해된다고 말했다.

틀에 박힌 교과과정이 아니라 프로그램 성격에 맞는 개방적인 운영 방식도 방과후학교 성공의 원인으로 꼽힌다.

영동중에서 진행되는 허미선(서운중) 교사의 논술 강의를 듣기 위해 다른 학교에서 오는 학생이 100명을 넘는다.

허 교사는 수업 경험을 살려 직접 만든 논술 교재를 사용하고 수업 시간도 논술의 특성을 감안해 90분으로 늘렸다며 정규 수업 시간에 수업 시간을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방과후학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유능한 교사를 발굴하고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용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