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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고라스 승률 계산 SK, 가장 실속 야구

Posted May. 28, 2008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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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야구통계 전문가 빌 제임스는 1980년대 초 메이저리그 팀들의 과거 성적을 정리하다 한 팀의 총득점과 총실점으로 승률을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직각삼각형 빗변 길이의 제곱은 다른 두 변 제곱의 합과 같다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응용해 공식 하나를 만들었다. 바로 승률=총득점의 제곱(총득점의 제곱+총실점의 제곱)이라는 피타고라스 승률이 그것.

올 시즌 국내 프로야구 8개 팀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팀의 피타고라스 승률이 실제 성적과 엇비슷한 가운데 SK와 롯데의 수치가 눈에 띈다.

26일 현재 31승 16패로 승률 0.660을 기록하고 있는 SK의 피타고라스 승률은 0.592.

예상보다 실제 승률이 7푼 가까이 높다. 피타고라스 승률에 경기 수를 곱한 SK의 기대 승수는 27.8승. 하지만 SK는 실제로 31승을 올려 피타고라스 승률로 예측했을 때보다 3승 이상을 더 거뒀다.

반면 롯데는 기대 승수가 27승인 데 비해 실제는 25승밖에 올리지 못했다.

피타고라스 승률로만 보면 롯데는 8개 구단 가운데 1위다. 팀 평균자책(3.63) 1위, 팀 타율 2위(0.275)의 수치도 롯데의 전력이 최상위권임을 입증한다.

야구통계 전문가들은 실제 승수가 기대 승수보다 많은 현상은 대개 불펜이 강한 팀에서 나타난다고 본다. 득점이 많지 않더라도 실점을 줄여 이기는 경기가 많기 때문이다. SK는 철벽 계투조를 자랑하는 팀이다. KIA는 기대 승수가 22.4인데 20승밖에 올리지 못했고, 롯데는 큰 점수 차로 이긴 경기가 많은 데 비해 접전에서는 무릎을 꿇은 경우가 많았다.

애리조나 조시 번스 단장은 보스턴 부단장 시절 피타고라스 승률 공식은 후반기 팀 전략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가상 승률이 실제보다 높은 팀은 상승 곡선, 낮은 팀은 하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계가 실전과 꼭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실제 선두 SK와 가상 선두 롯데가 남은 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