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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취임 두 달 반 만에 쇄신책 찾아야 할 이 대통령

[사설] 취임 두 달 반 만에 쇄신책 찾아야 할 이 대통령

Posted May. 08, 200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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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광우병 논란과 관련해 쇠고기 개방으로 국민 건강에 위협을 가하는 일이 있다면 즉각 우선적으로 수입을 중단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미국과의 무역 분쟁까지 각오하고 국민 건강에 최우선을 두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은 현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광우병 논란을 증폭시키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과학적 근거들은 무시되고, 이성적() 대화도 통하지 않으며, 초중고생 입에서 대통령 탄핵 소리까지 나왔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한데는 악의적()이고 무책임하게 인터넷 괴담을 확산시키는 사람들, 그리고 이들과 직접적 연계가 있건 없건 정치적 이념적 의도로 새 정권을 무력화()시키려는 세력의 작용이 컸다.

그렇다고 해도 불과 5개월 전 대선에서 531만 표 차이로 압승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가 취임 두 달 반 만에 20%대 후반(5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조사 결과)으로 추락한 것을 광우병 선동세력이나 과거 정권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이 대통령은 지지도 급락의 원인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역시 인사()실패가 최대요인이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대통령이 최종결정했을 여러 인사() 내용은 10년 만에 교체된 정권의 정통성을 강화하는데 오히려 마이너스가 됐다. 나아가 다수 국민이 더 애태웠던 정권교체가 저런 인물들로 채워지는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였단 말인가 하는 실망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또 노 전 대통령이 무능한 코드맨을 대거 기용해 지탄을 받았지만, 많은 국민은 이 정부 요직에도 함량이 떨어지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개탄한다. 한나라당의 총선 공천 실패도 중대한 인사실패 중 하나다.

국민정서에 무신경한 인사가 거듭되는데 대한 국민 사이의 반감이 광우병 괴담의 인화성()을 높인 측면이 있다. 한미정상회담 전날 미국 쇠고기 수입 재개를 결정한 것과 이에 관한 대통령의 일부 부적절한 발언도 국민정서를 헤아리지 못한 것이었다. 대통령은 현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국정쇄신책을 마련해야 한다. 인사쇄신도 고려해야 한다. 정권교체에 따른 정치사회적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조직적으로 저항하는데 대응하기 위해서도 지지도 회복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