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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FTA 흥정하나

Posted April. 28, 20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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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오찬에서 여야가 함께 (대선 때) 고발을 취소해서 털고 가자는 통합민주당 측의 공식 요청 이후 25일 시작된 임시국회에서 한나라당의 민주당 의원에 대한 BBK 고소고발 취하가 쟁점이 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오찬에서 계획적으로 음해할 목적으로 거론한 사람은 여야를 막론하고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와 한나라당이 임시국회에서 추진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협조가 절실한 만큼 이들 법안 처리의 대가로 고소고발을 취소하자는 의견이 한나라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 당직자는 만약 민주당이 한미 FTA 비준, 출총제 폐지, 18대 국회 상임위 구성 등에 협조해 준다면 고소고발을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법안 처리와 고소고발을 맞바꾸는 것은 안 된다면서도 당에 BBK 고소고발 현황을 종합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했으며 그 결과를 보고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 협의해 보겠다. 선별적으로 취소할 수 있는 건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해 검토할 뜻을 비쳤다.

민주당은 한미 FTA는 쇠고기 협상과 연계돼 있는 사안이고, 상임위 구성은 향후 4년을 결정짓는 문제인 만큼 BBK 건과는 별개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27일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사안 자체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민주당으로서는 가장 곤혹스러웠던 대목 중 하나인 고소고발이 전격 취하된다면 협의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반응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원내대표끼리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만큼 쌍방이 절충할 수 있는 선까지는 폭넓게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에서는 아직 불가 의견이 압도적이다. 대선주자였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정도는 가능하지만 BBK 저격수였던 정봉주, 박영선 의원 등에 대해서는 취소해선 안 된다는 것.

한 이명박계 의원은 한나라당 지도부가 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야당의 음해 공작에 대해 얼마나 사무쳐 있는지 알기 때문에 웬만한 정치적 협상으로는 취하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핵심 당직자는 대선 때마다 흑색선전과 허위사실로 정책선거의 기회를 날려버리면서, 승리했다고 이번에도 묻고 간다면 다음 대선 때 그런 구태가 또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정민 고기정 ditto@donga.com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