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방역망 뚫렸다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사례 신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방역구역 밖으로 AI에 감염된 오리가 불법 반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3일 전북 익산시 황등면 양계장과 전남 함평군 월야면 오리농장에서도 AI 의심사례 신고가 있어 정밀 검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가운데 황등면 양계장은 AI에 감염된 오리와 접촉한 소매업자가 출입한 곳이어서 방역망 관리가 허술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농식품부와 전북 김제경찰서에 따르면 12일 AI 양성반응을 보인 김제시 금산면 소재 음식점에 공급된 오리는 중간 유통업자 박모(37) 씨가 경계지역 안에 있는 김제시 용지면의 AI 발생 농장에서 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씨는 4일부터 6일 사이에 이 농장에서 오리 600마리를 구입해 이 중 40여 마리를 소매업자인 김모(41) 씨에게 팔았으며 김 씨는 다시 이 오리를 김제시 금산면에 있는 농장형 음식점에 팔았다.

오리가 반출된 농장은 처음으로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농가로부터 1.7km 떨어진 경계지역 내에 있어 가금류의 이동이 엄격히 통제됐던 곳이다.

조사결과 박 씨는 남은 오리 560마리 가운데 360여 마리를 전주와 김제, 부안, 정읍 등 6개 시군의 음식점 20여 곳에 판매하고 나머지 200여 마리는 땅에 파묻었다.

박 씨와 접촉했던 김 씨는 이후 여러 차례 음식점과 양계장을 드나들었다. 김 씨가 드나든 금산의 한 음식점과 익산의 양계장에서 AI 의심 사례가 발견됐다.

이날까지 AI 의심사례가 신고 또는 발견된 것은 모두 32건이며 이 가운데 AI로 판정된 것은 15건이다.

주성원 김광오 swon@donga.com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