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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수능 문제유출 의혹 수사의뢰

Posted March. 17, 200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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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김포외국어고 입시 문제 유출 파문이 가라앉기도 전에 또다시 전국 단위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에서 문제 일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12일 전국 고3 학생 52만여 명이 치른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수리 영역 문제 가운데 일부가 사전에 서울 강남구 대치동 S학원에 유출됐다고 결론을 내리고, 이 학원 강사 유모 씨를 서울 송파경찰서에 수사 의뢰했다고 16일 밝혔다.

수리영역 45문제 중 19문제 유출 의혹=시교육청은 14일 오후 고3 학력평가에서 수리 영역 45문제 중 19문제가 S학원 유 씨가 학원생들에게 배포한 문제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일자 유 씨와 문제 출제에 참여한 9명의 교사를 불러 검토 작업을 벌였다.

이 결과 시교육청은 유 씨가 배포한 문제와 학력평가에 출제된 5문제는 정확히 일치하고 14문제는 거의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우경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 장학사는 출제위원들 스스로도 사전에 문제를 보지 않고는 이런 유사한 문제가 나오기 힘들다고 진술했다며 그러나 유 씨와 출제위원 모두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수사 당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문제집에서 골라낸 것일 뿐=이에 대해 유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과거에 직접 집필한 문제집에서 좋은 문제들을 골라냈을 뿐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유 씨는 과거 대형 온라인 입시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며 여러 권의 수학 문제집을 집필한 스타급 강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의혹이 제기된 19개 문제 외에도 내 문제집에는 비슷한 문항이 더 있다며 시교육청이 시중에 나온 문제집을 제대로 검토하지도 않은 실수를 해 놓고 모든 죄를 학원 강사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씨가 언급한 수학 교재에는 유 씨 외에도 7명의 공저자가 있고 이 중 일부 현직 교사는 이번 학력평가 출제위원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의혹을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춘희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 장학관은 모든 문항을 검토했지만 하루 만에 관련 서류를 감사과에 넘겨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수사 결과 관계없이 해당 학원은 폐원=시교육청은 경찰 조사에서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문제를 유출한 교사를 파면할 방침이다. 또 문제를 일으킨 S학원은 문제 유출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이르면 17일 등록 말소(폐원 조치)시킬 방침이다.

시교육청 학원담당 관계자는 S학원을 정밀 조사한 결과 문제 유출 혐의 외에도 과다 수강료 징수 허위 과대광고 학원 홍보물에 수강료 미게시 등 문제점이 많아 경찰 수사결과와 상관없이 폐원 조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출제 교사들과 유 교사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 자료를 입수해 분석할 예정이라며 유 교사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출제위원들과 학원 수강생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용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