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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선인 너무 친기업적? 맞습니다

Posted January. 12, 200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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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들어서면 기업인을 뒷바라지하겠다는 변화가 공무원 사회에도 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자기 자리가 없어지는지, 오로지 그것만 생각하는 공무원은 안 되겠죠.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400여 명의 기업인과 대화를 가졌다. 화두는 경제와 정부 조직개편이었다.

특히 정부 조직개편과 관련한 일부 부처의 반발 움직임에 대해 시대가 변할 때 조금씩 희생하고 양보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처를 줄인다고 하니 어떤 부처는 기업이나 언론을 동원해 반대합니다. 잘하자고 하는 일인데 그럴 필요 없어요. 기업인이 한 곳에 가서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사방에 흩어진 기능을 통합해 보자는 것입니다.

조직개편은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정보통신 (관련 일을) 하기 위해 문화관광부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등을 찾아다니면 진이 빠집니다. 우리 기업인은 진이 빠지더라도 그러려니 하는데 외국인은 진 빠지면 못 견딥니다. 아예 안 옵니다.

이 당선인은 1982년부터 10년간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을 지내 상의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많은 분이 너무 친()기업적이라고 합니다. 맞습니다. 친기업적입니다. 아니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되기 때문이죠.

그는 기업인에게 경제여건이 어렵더라도 된다는 생각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연초에 해 뜨는 것에 원래 무덤덤했는데 올해 1월 1일에는 아파트 건물 사이로 뜬 해가 유난히 크게 보였습니다. 설마 해가 실제로 커졌겠습니까. 희망을 가지니까 크게 보이는 겁니다.

국제유가 상승,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등으로 올해 경제가 매우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여건을 바꾸면 1, 2%포인트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어 무조건 성장을 위해 우격다짐할 생각은 없고 후유증이 생길 정책도 쓰지 않을 것이라며 외환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길거리에서 주민등록증만 내면 신용카드를 주고 5, 6장으로 돌려 막기를 하다가 후유증이 밀려왔다고 덧붙였다.

기업인의 가려운 곳을 긁어줘 폭소가 이어지기도 했다.

골프를 치러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사람보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사람이 많아졌답니다. 못 나가게 세무사찰하겠습니까. 예전에는 골프장의 자동차 번호를 단속해 다른 차로 바꿔 타고 남의 이름으로 골프를 치는 야만의 시대도 있었습니다.

또 외국 은행장들과 만나보니까 (한국에서) 오래 일한 행장은 조심스럽게 말하는데 2개월 된 행장은 겁도 없이 막 말하더라. 한국화가 덜 된 것 같았다고 말하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날 이 당선인은 기업인의 건의에 대해서도 일일이 답변해 당초 1시간으로 예정된 행사시간은 30분 이상 길어졌다. 이 과정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는) 2월 25일까지는 힘이 없다. 오늘 답변해 봐야 조건부가 될 수밖에 없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차지완 신진우 cha@donga.com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