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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신등급제 지켜라 대학 압박

Posted June. 16, 2007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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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0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학교생활기록부(내신) 9등급마다 점수 차이를 두고 실질반영비율(전형에서 내신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가 미치는 영향)을 높이도록 대학 측에 요구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서 내신 반영 방법을 바꿀 수밖에 없어 수험생의 혼란이 우려된다. 우수 학생이 많은 고교는 재학생의 내신 불이익을 우려해 이 조치에 반발하고 있으나 일반 고교에서는 환영하고 있다.

정부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교육부총리와 과학부총리, 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 보건복지부 농림부 장관 등이 참석한 대학입시 관계 장관 회의를 열고 내신 실질반영비율을 낮추는 대학에 대해 재정지원사업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대학의 구체적인 전형방식에 대해 관계 장관 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이날 2008학년도 대입 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전형을 시행하는 대학에 대해 6개 부처가 시행 중인 23개 대학재정지원사업(연간 1조5875억 원 규모) 지원을 내년부터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날 대학들이 전형요소별 반영비율을 발표해 놓고 기본 점수 및 반영 방법을 달리 정해 실질반영비율은 발표와 다르다는 논란이 있었다면서 내신의 명목 및 실질반영비율을 같게 하고 내신을 반드시 9등급으로 나눠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교육부는 내신을 50% 이상 반영하도록 대학에 요청해 왔다.

2008학년도부터는 수능 점수도 등급으로 주어져 변별력이 낮기 때문에 내신 성적이 좋지 않은 수험생은 크게 불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이사는 상위권 학생들은 수능 등급이 비슷하고 논술고사는 비중이 낮기 때문에 내신 등급이 낮으면 현실적으로 점수를 만회할 방법을 찾기 힘들다면서 과학고 외국어고 등 우수 학생이 많은 학교에선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치르려는 학생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또 정시모집에서 1, 2등급을 모두 만점 처리하겠다고 발표한 서울대도 제재 대상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그동안 서울대의 1, 2등급 동점 처리는 지원자의 특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밝혀 왔다. 이에 대해 서울대는 등급 분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의 결정은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희균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