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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잊혀진 질병인줄 알았는데

Posted November. 15, 200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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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시와 부산의 3개 고교에서 학생 60여 명이 제3종 법정전염병인 결핵에 집단적으로 걸린 것으로 확인돼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보건당국과 교육청이 합동으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불규칙한 식사와 부족한 휴식, 흡연 등으로 인한 학생들의 면역력 저하로 추정할 뿐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발병=안산의 S고교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46명의 학생이 발병했다. 안산 상록구보건소는 지난해 11월 한 학생(당시 고 2년)이 기침이 나오고 가래가 끓는다며 찾아왔기에 X선 검사를 해 보니 폐결핵이었다며 당시 같은 반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해 보니 1명의 추가 발병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보건소 추가 검진을 통해 5월 4명, 6월 13명, 7월 21명, 8월 3명, 9월 3명 등의 학생이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발병 학생들은 초기에 격리치료를 받은 뒤 현재 비감염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고 있다. 상록구보건소는 결핵은 2주간 약물치료를 받으면 전염성이 사라지고, 6개월간 치료를 받으면 완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기도내에서 중고교생의 경우 지난해 243명, 2004년 246명이 각각 결핵에 걸렸지만 집단 발병은 없었다.

부산의 B고와 I고에서도 올 하반기 각각 18명과 5명이 결핵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B고의 경우 올해 9월 한 학생이 결핵에 걸렸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보건교사가 1학년 학생들을 설득해 X선 검사를 받게 한 결과 총 9명이 발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초 전체 1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신체검사를 한 결과 9명이 추가로 나오자, 부산시 보건당국은 17일 이 학교 2, 3학년 학생 580여 명을 대상으로 결핵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조기발견 불가능한 시스템=현재 중고교생은 모두 연 1회 결핵검사를 받지만, 검사 시기가 들쭉날쭉해 조기 방역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중1, 고1은 연중 1회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병원을 찾아 검진하고 있고, 1개월 후에 검사 결과가 통보된다. 2, 3학년생은 학교별로 연중 단체 검사를 받는다.

이 때문에 학생들 중에 환자가 있어도 조기에 발견해 방역에 나서기 힘들어 보건당국이 나설 때까지는 전염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이번 결핵 집단 발병도 학교 측이 아닌 학생들 스스로 검진을 받아 확인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남경현 조용휘 bibulus@donga.com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