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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대만 침공하면 미 핵공격 할수도

Posted September. 01, 200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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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지 미중 분쟁 시나리오

시나리오 A=중국 특수전 부대가 대만에 침입하는 저강도 분쟁 시나리오다. 수가 파악되지 않은 특수부대 병력(대략 1001000명 추정)이 대만에서 암약하던 군 첩보조직의 도움을 받아 소형보트와 잠수함, 헬기를 타고 대만에 잠입한다. 이들의 타깃은 정계와 군 지도부는 물론 발전소와 교통거점, 조기경보레이더, 지휘통제 첨단시설 등. 대만 정부의 기반을 잠식하면서 대만인들에게 공포와 불안을 조장하려는 목적이다. 중국군의 대규모 후속 공격의 길을 터주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시나리오 B=중국과 일본의 우발적 충돌을 상정한 시나리오다. 중국은 영유권 분쟁지역인 동중국해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섬) 인근 가스전 시추작업 보호를 명목으로 구축함과 잠수함, 지원 함정들을 배치한다. 이에 맞서 일본은 P-3초계기와 이지스함, F-15전투기를 긴급 배치한다. 야간에 중국 잠수함과 일본 구축함이 충돌하면서 양측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다. 일본군은 심하게 파손된 중국 잠수함 구조를 위해 접근하지만 중국은 이를 적대 행위로 간주한다. 중국은 대함미사일 2발을 쏘지만 일본 이지스함이 요격에 성공한다. 양측 해군은 즉각 대치상황에 들어간다. 결국 잠수함은 가라앉고 양국은 군사력 증파를 준비한다. 워싱턴 주재 일본대사는 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한다.

시나리오 C=중국의 전면적 대만 침공을 가상한 최악의 시나리오다. 중국은 대만 침공에 나서 육해공 합동전력을 전면 투입한다. 중국 군부는 미국이나 다른 국가의 군사개입을 막기 위해 가급적 신속하게 공격을 수행하려 한다.

시나리오 D=대만의 중국 선제공격 시나리오다. 중국이 육해공 합동훈련을 실시하자 대만은 중국의 전면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하고 대만해협의 중국군을 공격한다. 대만은 중국 남부의 항구와 공항, 미사일기지에 공중 폭격과 미사일 공격을 개시하고 중국 영해 내의 함정들도 공격한다. 대만 특수부대는 중국 잠수함에 심각한 손상을 입힌다.

미국의 대응은?

네 가지 시나리오 모두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지역분쟁에 끌려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상정했다. 일본과는 1951년 미일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동맹관계고, 대만과는 1979년 제정된 대만관계법(TRA)에 따라 대만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으로선 지리적으로 먼 거리에서 벌어지는 분쟁에 신속 대응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라크전쟁 탓에 여력이 많지 않다. 섣불리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과도한 군사력을 투입했다간 어떤 역풍이 있을지 모른다.

따라서 보고서는 분쟁 전 억지(deterrence) 분쟁 초기 위기(crisis stability) 분쟁이 고조된 전쟁(warfighting) 전쟁 종결(war termination) 등 4단계로 나눠 다각도로 가능한 대응 수순과 그에 따른 장단점을 분석하는 데 그쳤다.

시나리오별 대응

보고서는 미국이 그나마 쉽게 대응할 수 있는 시나리오로 중-일 간 우발적 충돌 상황(시나리오 B)을 꼽았다. 초기 단계에선 가급적 미군의 군사개입을 늦춰 양국이 외교적으로 해결할 시간을 주되, 일단 군사적으로 개입하면 중국군을 쉽게 제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위기상황이 전면전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중국의 대만 침공(시나리오 C)은 핵 공격도 배제하지 않는 최악의 상황으로 설정했다. 핵무기로 중국의 주요 타깃을 공격할 경우 전쟁을 신속히 종결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핵전쟁에 따른 향후 정치적 파장을 우려했다. 또 재래식 전력을 투입했을 때 종전 이후 대만에 장기 주둔해야 하는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특수부대의 대만 침입(시나리오 A)과 같은 저강도 분쟁의 경우 미국으로선 개입 여부 자체가 난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초기 단계에서 감시 및 첩보작전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일단 개입하면 이라크전쟁과 같은 시가전을 치러야 하는 데다 신속한 승리를 얻기도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대만의 중국 선제공격(시나리오 D) 역시 대응이 쉽지 않은 시나리오다. 중국과 대만 어느 한쪽의 승리로 끝나지 않는 한 양국이 포기하지 않을 전쟁이기 때문이다. 신속한 대규모 대응병력의 투입은 대만의 승리를 보장할지 모르나 장기 주둔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고 전후 상황도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철희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