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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를 고소하고 싶은 심정

Posted July. 24, 2006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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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지역 대학가에서 비교적 큰 A음식점을 운영하는 신상호(가명60) 씨는 21일 오전 5시 반 집을 나섰다. 오전 6시에 열리는 새벽시장에서 하루치 음식 재료를 직접 고르기 위해서다. 신 씨는 30년째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 장을 보고 있다. 2, 3년 전만 해도 새벽 장 보는 게 즐거움이었는데 요즘은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1992년 이 음식점을 연 그는 6년 전인 2000년 하루 평균 130만 원, 한 달 평균 3863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해 저축한 돈에다 은행 대출을 더해 세 들어 있던 건물(연건평 90평)도 샀다.

신 씨는 당시 직원 10명에게 월급을 주고, 세금과 각종 공과금, 재료비를 쓰고도 적잖은 액수의 돈을 집에 가져갈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16월) A음식점의 월평균 매출은 3348만 원. 단순히 금액만 비교하면 2000년보다 515만 원 정도 줄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한숨이 나온다고 했다.

그나마 음식값이 그동안 거의 두 배로 인상돼 이만큼이나 유지한 것이라고 말한다. 2000년 1인분에 1만4000원이던 등심이 지금 2만7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수입은 줄고 인건비와 각종 세금 부담은 치솟았다.

직원을 2명 줄였지만 매월 인건비로 1130만 원이 나간다. 직원 10명을 쓰던 2000년(1050만 원)보다 더 많다. 1인당 평균 급여는 105만 원에서 141만 원으로 올랐다.

세금도 2000년엔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로 700만 원 정도를 부담했지만 작년에는 1700만 원을 냈다. 신용카드 매출이 늘고, 현금영수증제가 도입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그는 2000년에 비해 음식 재료값이 많이 올라 매출액의 절반을 재료 구입비로 쓰고 있다고 했다. 지금 수입으로 인건비와 각종 세금, 대출 이자를 모두 내고 나면 순수익으로 돌아오는 돈은 연간 500만 원밖에 안 됩니다. 이 돈으로는 솔직히 생계를 유지하기도 빠듯하죠.

신 씨는 가게 매출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으로 경기 침체를 꼽았다. 손님이 6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준 데다 씀씀이도 1인당 평균 2만3만 원에서 1만2만 원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그는 음식점 경영 환경이 나빠지면서 장사를 접은 동료도 많아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국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A음식점이 있는 구()에서 242곳의 음식점이 개업하고 367곳이 문을 닫았다. 폐업 점포가 개업 점포보다 많기는 처음이다.

모두들 외환위기 때보다 힘들다고 합니다. 음식점 허가증을 반납하고 시위를 벌이자고 해요. 말로만 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만든다고 하지 실제로는 세금 부담만 늘리고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에 귀도 안 기울이는 정부를 보면 속이 터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