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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가) 새 유엔총장 맞추기 퍼즐만큼 어렵네

(월드가) 새 유엔총장 맞추기 퍼즐만큼 어렵네

Posted June. 09, 2006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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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우승팀을 맞추는 것보다 100배는 더 어렵다.

요즘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유엔본부의 최대 관심사는 과연 후임 사무총장에 누가 선출되느냐다. 코피 아난 사무총장의 임기가 올해 끝나기 때문이다.

누가 어떤 점이 장점 또는 단점?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 인터넷판은 최근 올해 초 출사표를 던진 반기문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을 포함해 거론되는 유엔 사무총장 후보들의 장단점을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포린 폴리시가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은 인물은 스리랑카 출신의 자얀타 다나팔라 전 유엔 사무부총장. 그는 유엔에서 오랫동안 근무했기 때문에 유엔 업무에 정통하다는 것이 장점. 그러나 유엔 내부 출신이라는 것이 단점이다. 포린 폴리시는 반기문 장관과 수라끼앗 사티아라타이 태국 부총리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했다. 반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중에서도 가장 목소리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과 중국 양쪽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동남아국가연합(ASEAN) 10개국을 포함해 아시아 국가의 확실한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 단점이라는 것이 이 잡지의 분석.

수라끼앗 부총리는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 강점. 그러나 태국이 남부 지역의 이슬람반군에 대해 강경진압책을 썼다는 점 때문에 이슬람국가들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고, 나이가 47세밖에 안 돼 유엔 수장으로는 너무 젊다는 게 단점.

이밖에 포린 폴리시는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전 폴란드 대통령과 바이라 비케프레이베르가 라트비아 대통령도 후보로 꼽았으나 이들은 러시아가 결사반대하고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거론됐다. 일각에선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하고 있지만 상임이사국 출신은 아직까지 한 번도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된 적이 없어 유엔 본부 주변에서는 현실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반기문 장관의 전략

반 장관은 지난달 31일 뉴욕 맨해튼의 미국 외교협회(CFR)에서 유엔 개혁을 주제로 연설을 한 뒤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사무총장 후보로는 첫 국제무대 데뷔전이었다.

이날 반 장관은 영어로 유창하게 답변했지만 전체적인 기조는 모범답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반 장관은 다음날 뉴욕주재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그런 평가들이 나오자 과도하게 자기를 홍보하기보다는 조용하게 가는 게 기본 전략이라고 답변했다. 이른바 로 키(Low Key) 전략. 요란하게 움직이면 역풍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후의 승자는?

현재 자천타천 후보들의 명단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아직도 유엔 사무총장 경선 구도는 오리무중()이다. 유엔 사무총장 선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은 구체적인 후보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본심이 드러나는 순간 각국이 갖고 있는 카드가 모두 노출되기 때문이다.

유엔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사무총장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이 사실상 지명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의미의 선거과정과는 큰 차이가 있다며 특히 이번에는 사무총장 선출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공종식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