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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참배 포기 먼저 약속해야

Posted May. 15, 2006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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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계의 유력 인사들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따라 9월 총재 선거를 앞둔 일본 내의 야스쿠니 논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미 의회서 연설하려면 참배 않겠다고 밝혀라=헨리 하이드(공화사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은 6월 하순 고이즈미 총리의 방미 때 의회 연설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않겠다는 뜻을 자진해서 밝힐 것을 요구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3일 전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4월 말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의회 연설 몇 주 뒤인 8월 15일에 야스쿠니를 참배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제2차 세계대전 참전 군인이기도 한 그는 고이즈미 총리가 의회에서 연설한 뒤 진주만 공격을 감행한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신사에 경의를 표하면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진주만 공격 직후 연설한 장소인 미국 의회의 체면이 손상된다고 설명했다.

해스터트 하원의장은 이 서한에 아직 답신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중국과의 마찰, 향후 미일 동맹에 영향 미칠 것=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12일 뉴욕 일본클럽에서 연설하며 역사 인식을 둘러싼 한국, 중국과의 마찰이 향후 미일 동맹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그는 미국 여론은 일본의 대()한국, 중국 관계에 대해 몇 가지 입장으로 분열돼 있다고 분석한 뒤 일본은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까지는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유족회장, A급 전범 분사() 검토 의견=일본 유족회장인 고가 마코토() 전 자민당 간사장은 준비 중인 정책 제의에 A급 전범 분사를 검토하자는 내용을 넣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회는 전국적으로 100만 가구 정도를 회원으로 거느리고 있는 자민당의 강력한 후원단체로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가장 중요한 활동 목표의 하나로 제시해 왔다.

이에 대해 아사히신문은 아시아 외교 중시를 자민당 총재 선거의 주요 축으로 부각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 정부와 여당은 하이드 위원장의 서한에 대해 개인의 의견에 불과할 뿐이라며 애써 관망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벌써부터 9월 자민당 차기 총재 선거에서 야스쿠니와 대아시아 외교가 쟁점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세를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가 회장의 제안은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영아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