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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 산발 시위

Posted May. 06, 200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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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 대규모 충돌이 빚어졌던 경기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는 5일에도 흐린 날씨만큼이나 잔뜩 긴장된 분위기였다. 전날에 이어 시위대와 군경 간의 산발적인 충돌도 계속됐다.

주민과 시민단체 소속 회원 100여 명은 대추리 평화예술공원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경찰은 연행자를 전원 석방하고 국방부 장관은 4일의 폭력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이날 집회를 미신고 불법 집회로 간주하고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또 집회 참가가 차단된 시민사회단체 회원 400여 명은 경찰의 봉쇄에 맞서 팽성읍 본정농협과 계양 삼거리, 도두리 일대에서 시위를 벌였다. 경찰 저지선을 넘어선 일부는 대추리로 향하는 과정에서 군 병력과 직접 대치하기도 했다.

한편 논에 둘러쳐진 철조망엔 이 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무단 진입을 금지한다는 군부대의 경고문이 내걸렸다.

철조망에는 100여 m 간격으로 군 초소가 설치됐고 비무장 상태의 군인 2명이 1조를 이뤄 경계 근무를 했다. 초소마다에는 숙영 텐트가 설치됐다.

마을 진입로에는 대폭 늘어난 경찰들이 경비 근무를 했다. 주민들만 신분증을 확인하고 통행시킬 뿐 외부인 출입은 통제했다. 경찰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시설 경비를 위해 앞으로는 20여 개 중대 2000여 명이 항상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끝까지 농사를 짓겠다며 결의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 도두리 일대 논의 비닐 못자리에서는 모가 자라고 있었고 주민들은 10여 일 뒤 모내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연행된 524명 중 마을 주민은 10여 명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반전 반미단체 회원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주민 15명, 한총련 소속 대학생 250여 명, 반미청년회 등 재야 단체 소속 65명, 민주노동당 소속 40명, 민주노총 소속 15명, 기타 노점상과 철거민 등이 130여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경찰은 불법시위 적극 가담자 10여 명을 구속하고 나머지는 불구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대추분교 옥상시위를 벌였던 문정현 신부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던 김모(47) 씨 등 범대위 간부 3명은 한 명도 연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대추분교 철거의 선봉에 섰던 경찰은 강제 진압으로 인한 부상자 속출에 대한 비판 여론을 우려해 시위 진압을 비난하는 인터넷 글에 대해 부상 경찰관과 전의경이 직접 댓글을 달도록 지시했다.

경찰은 또 진보 성향 인터넷 언론의 과장 또는 왜곡 보도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경현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