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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이은 현악 앙상블 기대하세요

Posted April. 04, 2006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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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교향악단에 사상 첫 부자() 단원이 탄생했다.

서울시향 바이올리니스트 진영규(57) 씨와 아들인 비올리스트 민호(29) 씨.

아버지는 25년째 서울시향에 몸담고 있는 최고령 단원이고, 아들은 3일 발표된 서울시향 오디션에 합격한 새내기 단원이다.

생각지도 못한 큰 영광이죠. 여기저기서 계속 축하 인사가 쏟아지네요. 이제부터 둘 다 더 잘해야죠.(아버지)

같은 현() 파트이다 보니 아버지랑 얘기도 잘 통하고, 오디션 준비하며 연습할 때도 조언을 많이 해 주셨어요.(아들)

진 씨 집안에는 음악가가 많다. 아버지의 사촌 형도 수석 호른 주자로 서울시향에서 연주했고, 사촌 동생은 동아음악콩쿠르에서 1등을 했던 첼리스트다.

그러나 아버지는 애당초 외아들 민호 씨를 연주자로 키울 생각이 없었다. 너무 외로운 길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피를 속이지 못하고 아들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음악을 하겠다고 나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을 졸업한 민호 씨는 현재 독일 데트몰트 음대에서 졸업 연주회만을 남겨 놓고 있다.

처음엔 아버지처럼 바이올린을 했던 민호 씨는 2000년 뒤늦게 비올라로 전공을 바꿨다.

제가 실내악을 좋아하는데 비올라는 바이올린에 비해 화려한 면이 떨어지고 겉으론 드러나지 않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악기예요. 그런 음색이 좋아 뒤늦게 전공을 바꿨죠.(아들)

우리 애는 덩치가 좀 있어서 체격 조건도 바이올린보다 비올라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았습니다.(아버지)

음악 선배이자, 인생 선배로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준 가장 큰 가르침은 성실함과 꾸준함이다. 연주가 하루 잘 된다고 만족해서는 안 되고, 잘 되든 그렇지 않든 늘 꾸준히 노력하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버지와 동료가 된 아들,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나쁠까?

아침마다 같이 출근하고 같이 퇴근할 수 있다는 건 좋고요. 단점이요? 퇴근 후 회식 자리에서는 조금 불편하려나?(웃음)



강수진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