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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배운 불교, 다시 서양에 알려요

Posted April. 04, 2006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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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 모두 8시간밖에 잠을 못 잤어요.

현각(42사진) 스님을 지난달 31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국제 아시안 아트페어에서 만났다. 피곤해 보였다. 면도를 하지 못했다며 사진도 찍지 못하게 했다.

서산대사의 선가귀감(영어제목 The Mirror of Zen) 영어 번역을 오늘 아침에야 끝냈지요. 뉴욕에서 한국 미술품 전시회가 열린다기에 곧장 달려왔어요.

선가귀감은 서산대사가 불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쓴 일종의 불교 개론서. 선 수행 시 주의사항도 들어 있어 불도() 수행의 입문서 역할을 한다. 선가귀감 영문 번역서는 처음 나왔는 게 그의 설명. 샴발라출판사에서 곧 발간될 예정이다.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의 저자인 그는 하안거(여름철 한곳에 머물며 수행에만 전념하는 일) 등을 병행하느라 번역을 마치는 데 2년 가까이 걸렸다고 밝혔다.

번역을 시작한 것은 법정() 스님의 권유 때문이다. 무턱대고 부르더니 번역을 맡겼다. 능력 부족을 이유로 거절했지만 영어로 번역할 사람이 당신밖에 없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맡게 되었다고 한다. 법정 스님이 1960년대 한글로 옮긴 것을 기본으로 삼아 번역했다.

현재 맨해튼 조계사에 머물고 있는 그는 한국학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중요 서적을 외국어로 많이 번역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아시아 불교를 일본이나 중국 불교 위주로만 보는 경향이 여전합니다. 한국 불교가 일본 불교에 미친 영향도 잘 모르고 있지요. 그래서 번역서 머리말에 서산대사가 임진왜란 때 한 역할을 써 넣기도 했습니다.

한국 불교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번역 작업의 중요성을 그는 거듭 강조했다.



공종식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