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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평소 먹던대로

Posted October. 31, 200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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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이모군(19)은 요즘 아침마다 배가 아파 화장실을 몇 번이나 들락거린다. 고교 3학년인 권모양(18) 역시 두통과 생리통이 예전보다 심해졌다.

17일 실시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그동안 입시준비에 지칠 대로 지친 수험생의 몸에도 각종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시험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스트레스도 커진다. 최상의 성적을 내려면 평소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수능을 앞두고 건강관리 요령을 알아봤다.

식단 바꾸지 마라=두뇌활동을 촉진한다는 식품이 수험생 부모를 유혹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다 해도 단 며칠 만에 효과가 생기는 법은 없다. 오히려 소화불량 등 예기치 못했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수험생이 극도로 예민한 이 무렵은 평소 식단을 유지하는 게 좋다. 아침식사를 하지 않던 수험생에게 원기를 돋워준다며 밥이나 영양식을 먹이는 것 또한 좋지 않다.

시험 당일 오전에는 수험생의 긴장도가 가장 높다. 이 때 뇌의 에너지 소모량도 많기 때문에 초콜릿 사탕 등을 준비해 먹도록 한다.

배가 사르르 아플 때=수험생의 배앓이는 대부분 일시적인 신경성 장애다. 의학적으로는 비궤양성 소화불량증이라고 한다. 주로 윗배가 살살 아프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검사해도 원인은 잡히지 않는다.

스트레스가 주원인이다. 약 처방을 해도 당장은 효과가 없기 때문에 식사 전에 충분히 몸을 풀어주고 마음을 편안히 하는 게 최선의 조치다.

그러나 배앓이가 오래 됐거나 통증이 심하다면 의사 처방을 받아 제산제나 위장운동을 촉진하는 약을 먹는 게 좋다. 이 경우 시험 당일 약을 가지고 시험장에 들어가도록 한다.

머리 아프고 잠 안 오면=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성 두통이 많다. 오전보다 오후에 더 심하다. 목덜미가 뻣뻣하며 뒷머리가 무겁고 아프다. 머리 위쪽이나 관자놀이가 조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럴 때는 뜨거운 물수건으로 목덜미 근육을 풀어주는 찜질을 하면 좋다. 양쪽 눈 사이를 꾹 눌러주거나 시선을 하늘 등 먼 곳에 두면서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초조해서 잠을 못 이룰 때는 미지근한 우유를 한 잔 마시고 따뜻한 물에 손과 발을 담그는 게 도움이 된다.

생리통이 심하다면=평소보다 통증이 더 심할 수 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등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도록 한다. 걱정이 통증을 더 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뜨거운 수건 등으로 아랫배를 마사지해주면 통증을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다. 다만 커피 홍차 등 카페인 음료나 초콜릿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한다. 가만히 앉아있기보다는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면서 몸을 움직여줘야 통증도 줄어든다.

스트레스 때문에 출혈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사라지면 이런 증상도 사라지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시험 당일 생리주기를 피하려면 미리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도움말=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 산부인과 최두석 교수,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



손택균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