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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축구특기생 부정입학 적발

Posted October. 27, 2004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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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대학 축구감독들이 고교 감독과 학부모들에게서 거액의 금품을 받고 학생들을 부정입학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국가대표 출신 감독이 일부 연루된 데다 이에 관련된 고교 및 대학들이 대부분 축구명문인 학교여서 병역비리 파문에 이어 또 하나의 구조적인 체육계 비리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수사와 파장=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서울 시내 모 고교의 축구선수와 학부모로부터 금품을 받고 대학에 입학시켜 준 혐의(배임수재)로 모 대학의 전 축구감독 K씨와 다른 대학 현직 감독 및 대학 관계자 등 3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K씨 등은 2001년부터 최근까지 4년 동안 학부모들에게서 수백만수천만원의 돈을 받고 고교 축구선수를 입학시켜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해당 대학 및 고교 축구감독과 축구특기생 학부모들을 불러 금품수수 여부를 추궁한 결과 이 중 일부에게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해당 감독과 대학축구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증거 확보에 나섰으며 고교 및 대학 축구감독들의 계좌 입출금 내용도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돈을 주고받은 학부모와 감독들에 대한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며 학생들도 각 대학에 명단을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돈을 주고받고 축구특기생을 부정 입학시킨 대학이 5개 안팎, 고교는 9개 정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부정 입학한 특기생은 1520명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005학년도 특기생 입학시험에서도 일부 수험생이 이 같은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대학 축구특기생의 합격이 취소되는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점과 대책=체육계에서는 체육특기생 부정 입학 사건이 끊이지 않은 것은 각종 특기생의 추천과 선발 과정에서 해당 감독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제도적 허점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경찰은 이번 축구특기생 부정 입학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학 축구감독이 노골적으로 고교 감독과 학부모에게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고교 감독의 경우 대학 감독을 소개시켜 주겠다며 학부모에게서 알선비 명목으로 거액을 챙겼으며 학부모들은 입학 대가로 대학 감독에게 또다시 금품을 제공했다는 것.

이 과정에서 일부 고교 감독은 학부모에게서 돈만 가로채고 대학 감독을 소개시켜 주지 않은 사례도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체육특기생 입학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원수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