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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아직도 '기회의 땅인가'

Posted August. 23, 200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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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으로만 여겨졌던 중국에서 국내 기업들이 투자 원금조차 회수하지 못하고 철수하는 실패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저렴한 인건비와 거대한 내수시장만 바라보고 인프라 부족, 법적 제도 미비 등 열악한 여건을 경시한 탓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줄어들고 중국의 반()덤핑 공세가 거세지고 있어 중국에 대한 한국의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도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23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국내 기업 투자건수가 올해 상반기(16월)에만 19건에 이른다. 이들이 당초 투자한 금액은 3990만달러였으나 회수한 금액은 2100만달러로 회수율이 52.6%에 그치고 있다.

한국산 제품에 대한 중국의 반덤핑 공세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7월 말 기준으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중국의 반덤핑 조치는 모두 19건에 이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서도 2건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신규 덤핑 조사에 착수하는 등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자국에 대한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지난해의 경우 132억달러로 전체 무역수지 흑자의 88%)를 한국 정부와 쌀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국 쌀 협상 팀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중국 쌀은 최근 10년간 한국이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물량의 65%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 쌀 시장에 대한 실질적 영향력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다.

20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 중인 3차 쌀 협상에서도 중국 정부가 쌀 문제 외에 다른 통상 문제를 거론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해외직접투자(FDI) 유치 실적 세계 1위로 뛰어오르는 등 각국의 투자열기가 중국에 집중되고 있는 점도 중국의 태도 변화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한국에 위협과 도전의 땅이라는 양면성이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국제협력처 김상우() 과장은 중국 정부는 처음 외자유치에 나설 때는 적극적이었다가 투자가 이뤄진 뒤에는 사후관리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 투자의 위험요인을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