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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잘 아는만큼 잘 먹인다

Posted June. 27, 2004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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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수유는 언제부터 준비해야 할까. 많은 엄마들이 아기를 낳은 뒤 젖이 돌면 먹여야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말이다.

전문가들은 모유 수유는 임신 전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모유 수유는 본능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

아울러 산후 12주 안에 모유 수유의 성패가 달린 만큼 엄마의 의지와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공적인 모유 수유를 위해 반드시 알아야 되는 것을 점검해봤다.

모유 수유는 교육이다=모유 수유를 결심한 임신부라면 미리 책을 읽거나 비디오를 보면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알아두도록 한다. 요즘 거의 모든 병원에서 산전 모유 수유 교육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므로 참여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출산할 병원에 문의해 모자동실과 젖 물리는 분만실 이용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출산 전 의사에게 젖을 먹이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히고 아기를 낳은 뒤 30분1시간 내에 젖을 물리겠다고 당부한다. 아기를 낳고 산모가 힘들어할 경우 의사는 젖먹이는 것을 권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산하러 갈 때는 아기가 젖 먹는 시간과 횟수, 대소변 횟수 등을 적을 노트와 필기도구를 꼭 챙긴다. 수유용 쿠션, 수유용 브래지어, 수유복, 수유패드 등도 미리 준비한다. 젖먹이기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친구와 친척들의 전화번호, 문제가 생겼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책 등도 챙긴다.

신생아에겐 모유가 보약=아기가 태어난 뒤 가능하면 1시간 내에 젖을 물린다. 갓 태어난 아기는 자지 않으며 정신이 말똥말똥하기 때문에 젖을 먹이기가 쉽다. 아기가 젖을 빨면 젖분비량이 서서히 증가하고 자궁을 수축시켜 출산 후 생길 수 있는 출혈과 같은 산후 합병증도 준다.

처음엔 잘 나오지 않던 젖도 생후 35일이 지나면 잘 나온다. 이를 위해선 하루 812회, 한 번에 한쪽을 15분씩 양쪽 젖을 번갈아가며 빨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왕절개를 한 경우에도 옆으로 눕거나 옆구리에 아기를 끼고 얼마든지 수유를 할 수 있다. 또 수유용 쿠션이나 방석을 받친 뒤 아기를 안아서 먹일 수도 있다. 제왕절개를 할 때는 전신마취보다는 경막외 마취를 하면 출산 직후 젖을 물릴 때 유리하다.

모유 수유, 불가능은 없다=산모에게 간염이 있거나 미숙아가 태어나면 모유 수유를 피해야 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그러나 모유 수유가 힘든 사람은 전체 산모의 5% 미만이다.

젖에는 미숙아에게 필요한 지방과 단백질 무기질이 풍부하므로 미숙아일수록 엄마 젖을 먹이는 것이 좋다. 이때는 미숙아 분유도 같이 먹인다.

또 모유 수유를 한다고 해서 B, C형 간염이 옮지 않는다. 만약 산모가 감기에 걸리면 항체가 많아지므로 아기에게 더욱 좋다.

그러나 산모가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받거나 아기가 모유의 유당을 분해하지 못하는 갈락토스혈증에 걸린 경우엔 안된다.

많은 엄마가 함몰유두란 이유로 수유를 포기한다. 그러나 함몰유두는 임신 기간 유방이 커지면서 저절로 교정되는 경우도 많다. 또 함몰유두라고 해서 수유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산전에 함몰유두를 교정하기 위해 유두를 잡아당기는 호프만 방법 등 유두를 자극하는 방법의 경우 잘못하면 조산을 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출산 후에 시도하도록 한다. 젖을 먹이기 전에 유륜을 약간 누르고 유두를 만져서 돌출시키면 대부분 젖을 물릴 수 있다.

(도움말=대한소아과개원의협의회 모유수유위원회 정유미 소아과 전문의)



이진한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