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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긴축 일단 약발 받았다

Posted May. 03, 20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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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경기과열을 진화시키기 위해 당장 금리인상 카드를 빼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중국의 경기과열 억제정책이 아시아 각국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뒤를 이었다.

쾌도난마식 지양=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한 칼에 만사를 처리하는(one knife cuts all)식으로 과잉투자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겠다는 철학을 자주 피력했다. 전문가들은 원 총리의 한 칼을 금리인상으로 보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3일 런민()은행이 앞으로 몇 주일간 과잉투자를 막기 위한 행정조치의 영향을 지켜본 뒤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중국 금융당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과잉투자를 막기 위한 행정조치는 농지의 건축용 불법매각 금지 기업 납입자본금 증액 건설계획 조사 강화 등이며 과열 업종에 대한 신규대출 금지도 여기에 포함된다.

원 총리는 2주일 전 지방정부 당국자들을 소집해 과열부문에 맹목투자와 중복투자를 승인하면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줄리어스 시저 패리너스 대만경제연구원 수석고문은 중국의 조치는 철강 등 건축자재 공급분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 이하로 떨어지면서 경착륙하지는 않아 아시아 각국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금융조사기관 아이디어글로벌의 이코노미스트인 니잠 이드리스는 중국 경제는 연착륙할 가능성이 더 높지만 제조업 일부의 위축은 아시아 경제에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열 진정 기미=FT는 중국 곳곳에서 이미 정부 규제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에서 건축계획이 잇따라 중단되거나 연기됐다는 것. 건설부문은 중국 고정자산 투자의 33%, 철강 수요의 50%를 독식해왔다.

18개월간 치솟던 강관 가격은 3월 이후 t당 1000위안(약 14만원) 정도 떨어지는 추세다. 베이징에서는 t당 4050위안에서 2960위안으로 하락했고 수십만t의 강관이 창고에 쌓여 있다고 FT는 소개했다.

자동차와 가전제품에 주로 쓰이는 냉연강판의 가격도 하락하고 자동차 판매도 줄어들고 있다. 올해 14분기(13월)에 신용 판매된 자동차 대수는 전체의 10%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에 비해 크게 줄었다.

반면 전력, 철도, 용수, 항만 등은 만성적인 공급 및 용량 부족에 시달려 당분간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영국 전체의 발전용량과 맞먹는 42GW를 생산할 발전소를 올해와 내년에 각각 건설할 계획이다.



이 진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