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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금류 전면도살"

Posted January. 18, 2004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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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정부가 조류독감이 발생한 12개 성()에서 닭과 오리를 포함한 모든 가금류를 도살하도록 하는 초강경 조치를 취했다. 17일까지 조류독감 추정환자 13명이 숨지고 5명의 조류독감 의심환자가 추가로 발생한 데 따른 처방이다.

베트남의 가금류 전면 도살 조치는 베트남 최대 도시인 호치민시 당국이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권고에 따라 모든 가금류 판매를 금지한 데 이어 나온 것으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베트남 농림개발부 관계자는 수백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도살되면 사육농가들의 피해가 크겠지만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베트남에서는 조류독감 추정환자가 18명 발생해 이 중 13명이 숨졌다. 이들 중 4명에 대해서는 WHO 검사결과 조류독감에 감염됐음이 공식 확인됐다. 여기에 또 다른 5명의 조류독감 의심환자가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17일 보고됐다.

베트남 남부 키엔 기앙 지방의 병원 관계자들은 11일과 13일 각각 입원한 21세 여성과 25세 남성이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일종인 H5N1에 감염된 것과 유사한 증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베트남 남부에서 조류독감 의심환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또 15, 16일에는 하노이시 일대에서 생후 1세의 아기 3명이 비슷한 증세로 입원했다고 하노이시 당국이 밝혔다.

이와 관련해 WHO는 17일 조류독감은 주로 살아있는 가금류를 통해 전파되며 사람 사이에서 전파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WHO는 병든 닭이 배설을 할 때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공기를 타고 전파된다고 설명했다.

가금류들은 일단 조류독감에 걸리더라도 몇 마리가 살아남을 수 있으며 이들이 약 10일간 계속 오염된 배설물을 내놓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WHO는 밝혔다. 또 가금류가 좁은 곳에서 사육되고 있어 사육업자들도 바이러스를 흡입할 수 있는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WHO는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가금류를 조리하는 과정에서 죽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류독감이 사람 사이에서는 전파될 가능성이 적다는 WHO의 견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조류독감 유사증세로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환자 가족의 경우를 살펴볼 때 인체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권기태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