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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적 충동에 몸 던진듯

Posted August. 05, 200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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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투신자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5일 내성적인 정 회장의 성격으로 미루어 각종 현안에 대해 말없이 고민하다가 순간적인 충동으로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5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정 회장의 자살 이전 행적에 초점을 맞추어 투신 전까지 정 회장과 같이 있었던 고교 동창 박기수씨(54전 현대상선 전무)를 집중적으로 조사했으나 골프와 가족 등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을 뿐 정 회장의 자살을 추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단서나 동기를 더 이상 확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씨가 정 회장이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라고 진술했지만 대북송금 및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정 회장의 자살동기를 추정할 수 있는 박씨의 특별한 진술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정 회장이 3일 오후 11시52분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에 들어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 자료 등의 확보에 나서는 등 정 회장의 3일 행적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한 수사전문가는 통상 자살을 하는 사람은 직전에 목욕과 이발을 하면서 몸을 깨끗이 한 뒤 가족 친구들을 만나 과거를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 회장이 숨지기 직전의 행적도 이와 매우 유사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은 검찰에서 150억원+ 비자금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던 2일 오후에도 박씨를 만나 3일 오전 4시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W바에서 술을 마셨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박씨는 정 회장을 3일 오후 2시40분경 만나 밤 11시40분경 헤어졌고 이에 앞서 2일 저녁에도 만나 다음날 오전 4시까지 함께 술을 마셨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자리에는 정 회장과 박씨 외에도 다른 사람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조사를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선우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