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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8000개 폐연료봉 봉인제거

Posted December. 23, 200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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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원자로에 설치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장비를 제거한 데 이어 IAEA의 집중 감시를 받아 온 8000여개의 폐연료봉 저장시설의 봉인 및 감시카메라도 제거했다.

폐연료봉은 전력생산과는 무관한 것으로,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어 북핵 사태는 더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로써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 따라 동결된 영변의 5 원자로 폐연료봉 8000여개 저장시설 9596년 완공목표로 건설 중이던 영변의 50 원자로 평북 태천의 200 원자로 영변 방사화학실험실 등 북한의 5개 핵시설 중 2개에 대한 감시시설이 제거된 것으로 관측된다.

IAEA는 22일 북한이 최우선 감시대상인 8000여개의 폐연료봉이 들어 있는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에 대한 감시장비 작동을 방해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폐연료봉에는 상당한 양의 플루토늄이 포함돼 있어 핵무기 비확산과 관련해 매우 우려된다며 북한의 이번 조치는 폐연료봉에서 추출된 핵물질을 핵무기나 기타 핵폭발물 제조 목적으로 전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IAEA의 원자로 감시 활동에 대한 심대한 방해행위라고 비난했다.

AFP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폐연료봉 8000여개면 최소한 3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25의 플루토늄239를 추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봉인이 제거된 폐연료봉 저장시설은 영변 5 원자로 인근에 있으며, IAEA는 폐연료봉이 든 스테인리스통을 이중 밀봉한 뒤 저장소 내 수조 속에 보관하고 감시카메라를 작동해왔다.

한국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와관련, IAEA는 폐연료봉이 들어있는 합금통 400여개씩를 묶어 수조위로 줄을 매단 다음 IAEA 사찰관이 아닌 다른 사람이 건드리면 반드시 흔적이 남도록 봉인장치를 부착했는데 북한이 이 봉인을 자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료봉은 아직 수조속에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22일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미국의 중유공급 중단에 대한 대응조치로 제네바 핵합의에 따라 IAEA가 설치해 놓았던 북한 핵시설 봉인과 감시카메라를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1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핵동결 해제를 발표한 이후 첫번째 실행 조치로 21일 영변의 5MW급 원자로의 봉인과 감시카메라를 제거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23일 외교통상부 당국자 논평을 통해 북한이 추가적인 핵동결 해제조치를 취한 것은 한반도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고, 국제사회의 핵확산 우려를 증폭시키는 행위라며 원상회복을 촉구했다.

또 미국은 북한이 점점 더 핵무기 제조에 근접할 경우 비외교적 대응을 검토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미 행정부의 고위관리가 경고한 것으로 23일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루이스 핀터 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이번 결정으로 한층 중대한 결과가 초래됐다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도 봉인 제거를 제네바 기본합의 위반으로 규정하고 곧 주 베이징() 일본 대사관을 통해 북한에 항의하기로 했다.



이기홍 김영식 sechepa@donga.com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