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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 선수들 “할 수 있다”는 정신 보여줬다

리우 올림픽 선수들 “할 수 있다”는 정신 보여줬다

Posted August. 22, 2016 07:07,   

Updated August. 22, 2016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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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이 오늘 오전 막을 내린다. 한국은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금메달 10개 목표는 못채웠지만 종합 순위는 8위로 기대 이상으로 예상된다.

 골프 여제(女帝) 박인비 선수(28)는 112년 만에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골프에서 금메달을 따 한국여자골프가 세계의 정상임을 확인해줬다. 부상으로 올 시즌 내내 부진했던 그에게 왜 올림픽 출전권을 후배들에게 양보하지 않느냐는 비난도 나왔지만 박 선수는 금메달로 답했다. 그는 메달을 목에 건 뒤 “내가 아직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주고 싶었다”며 “몸에 남은 에너지가 하나도 없는 기분”이라고 말해 자신과의 치열했던 싸움을 토로했다. 

 손연재 선수(23)는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4위에 그쳐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제가 제게 점수를 준다면 100점을 주고 싶다”는 신세대다운 발랄함으로 ‘메달 콤플렉스’를 던져버렸다. 그는 “금메달리스트가 아니지만 자부할 수 있는 건 느려도 계속해서 노력해왔고 발전해왔다는 것”이라고 심경을 털어놨다. 어느 시점부터 그는 좋아해서가 아니라 주변의 기대에 못 이겨서 리우까지 왔을지도 모른다. 최선을 다한 손 선수에게 100점 그 이상을 주고 싶다.

 남자 펜싱 에페의 박상영 선수(21)는 결승전에서 10대 14로 뒤진 상황에서 ‘할 수 있다’는 혼잣말을 여러 차례 되뇌며 막판에 5점을 거푸 따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태권도 간판스타 이대훈 선수(24)는 8강 대결에서 졌을 때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경험을 했다”며 담담히 패배를 인정했고 패자부활전을 거쳐 동메달을 땄을 때는 “금메달만큼 값진 동메달을 가져갈 수 있어 기쁘다”고 자부했다. 37세의 나이로 사격에서 한국 올림픽 사상 첫 3연패를 달성한 진종오 선수는 “은퇴하라는 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격을 빼앗는 것”이라며 도쿄올림픽 재도전을 다짐했다.

 중국과 일본이 육상 수영 체조 등 기초 종목에서 괄목할 성과를 낸 반면 한국은 예선 통과도 못하는 부진함을 보인 것은 우리가 앞으로 극복해야 할 대목이다. 중국은 육상에서 2개, 수영에서 1개, 일본은 수영에서 2개, 체조에서 2개의 금메달을 땄다. 일본과 중국은 남자 400m 계주에서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하는 쾌거도 이뤘다. 기초 종목의 저변을 확대하고 우수한 선수를 발굴·지원하는 대책을 모색해 4년 후, 8년 후엔 부진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