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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오락가락하는 더민주, 반미친중본색 나오나

사드 배치 오락가락하는 더민주, 반미친중본색 나오나

Posted July. 11, 2016 07:26,   

Updated July. 11, 2016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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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와 관련해 어제 “실리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현명한 판단을 했어야 할 문제인데 청와대가 독단적이고 섣부른 결정으로 논의 자체를 차단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논평했다. 8일 사드 배치 발표 전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무조건 사드를 반대하는 않지만…”)와 이재경 대변인(“실익이 있는 사드 배치라면…”)이라고 밝힌 입장과는 사뭇 다르다. 제1야당의 이러한 안보경시는 국민에 불안을 주고 사드에 반대하는 중국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더민주당이 ‘조건부 찬성’ 입장을 내놓자 추미애 송영길 의원 등 당권주자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반발했고, 최대계파인 친문(친문재인)계는 물론 비주류 인사까지 ‘사드 반대’에 가세했다. 이에 김 대표는 그제 “3·4·5선(의원) 분들의 사고가 점점 낡아가서 과거만 생각하지 새롭게 다가오는 물결은 잘 못 느낀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어제 히말라야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으나 별 언급이 없었다. 문 전 대표도 애매한 침묵을 깨고 견해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더민주당은 4·13 총선을 전후해 김 대표를 중심으로 군부대 방문 등 ‘안보 우클릭’을 이어갔다. 이런 행보가 제1야당의 ‘안보 불안’ 이미지를 불식시켜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됐다. 더민주당의 정강·정책에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고…’ ‘우리 외교의 근간(根幹)인 한미동맹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라며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막상 사드 배치가 현실로 되자 반미친중(反美親中)의 ‘운동권 본색’으로 다시 회귀하는 것인가. ‘안보 불안’ 이미지를 떨치지 못하면 더민주당은 여야가 격돌할 내년 대선에선 승리를 장담하기도 힘들 것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은 어제 “사드 문제는 영토와 비용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같은 주장을 했다. 사드 배치는 미군의 안보자산을 국내에 전개하는 것으로 헌법 60조상 국회 비준동의를 받아야 할 조약으로 보기 어렵다. ‘안보에서는 보수’를 자임했던 국민의당이 진보정당과 같은 논리를 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북한은 사드 배치 발표 다음날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했고, 중국과 러시아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외교 입지를 좁히는 야당의 행태는 적전분열(敵前分裂)이나 마찬가지다.



박제균논설위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