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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침용 땅굴, 14곳 제보 받아 3곳 탐지 중

북한 남침용 땅굴, 14곳 제보 받아 3곳 탐지 중

Posted October. 11, 2013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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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상당한 수준의 대남 땅굴 굴착 능력을 갖고 있지만 우리 군은 탐지장비가 낡고 관련 기술이 낙후해 땅굴 탐지 작전 등에 애로를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1990년 제4땅굴 발견 이후 추가로 땅굴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군은 땅굴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매년 땅굴 탐지 및 발굴 작업을 벌이고 있다.

육군본부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실에 제출한 비공개 자료에 따르면 군은 최근까지도 북한 귀순자들로부터 남침용 땅굴과 관련된 구체적 진술과 첩보를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도 14곳의 관련 제보를 받아 그중 경기 구리시를 비롯해 3개 지역에 병력과 장비를 투입해 발굴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군 당국은 북한의 대남 침투용 땅굴 굴설() 능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자료에서 밝혔다. 실제로 북한은 3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한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를 비롯해 휴전선 인근을 포함한 북한 전역의 작전 지휘소, 포진지, 비행장, 해군기지 등 주요 군사시설을 지하화했다.

땅굴은 남북 간의 충돌이 발생할 경우 20만 명에 달하는 북한의 특수전 병력의 이동로로 활용돼 남한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2009년부터 올 4월까지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육군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도 북한 땅굴 도발 위협 대비와 탐지 작전에 만전을 기하라는 지침을 예하 부대에 지속적으로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땅굴을 탐지하는 우리 군의 장비는 노후화되고 관련 기술도 부족해 추가 땅굴 발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시추 장비는 도입한 지 34년이 지났고, 지하의 이상 공동()을 탐지하는 데 사용되는 일부 전자파 탐사 장비도 도입한 지 21년이 경과됐다. 최근 3년간 신규 시추 및 탐지 장비가 도입되지 않아 군은 내년부터 시추 및 탐지 장비를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예산 문제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군은 14개 기관 15명의 전문가들로부터 북 땅굴 탐지 작전에 관한 조언을 받고 있지만 이들과 연계한 땅굴 탐사 기술 개발은 미흡한 수준이라고 자료에서 밝혔다.

아울러 땅굴 탐지 작전을 수행하는 해당 부대의 연간 예산도 4억여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본부 탐지과의 2013년도 편성 예산은 4억8564만 원이고,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시추대대의 탐지 작전 소요 예산도 4억3000만 원이다. 주로 시추 및 탐사 장비 수리 부속을 해외에서 구매해 설비를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다. 육군본부 탐지과의 인원은 10여 명에 그친다. 한 의원은 북한의 대남 땅굴 위협을 과거의 도발 수법이라고 방심하지 말고 관련 장비와 인력 보강을 통해 만반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일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