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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구멍 난 세수 24조… 정부 세입·지출 계획 다시 짜라

1분기 구멍 난 세수 24조… 정부 세입·지출 계획 다시 짜라

Posted April. 29, 2023 07:59   

Updated April. 29, 202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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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3월까지 정부가 걷은 세금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조 원 줄었다. 부동산 거래 감소, 기업 실적 악화가 세수에 타격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예산을 짜면서 기획재정부가 작년에 전망한 올해 세금 수입은 총 400조5000억 원이다. 예상보다 세금이 훨씬 덜 걷힘에 따라 대규모 ‘세수 펑크’는 피할 수 없게 됐다.

3대 세목인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의 1분기 세수는 모두 작년보다 20% 넘게 줄었다. 소득세 감소 폭이 7조1000억 원으로 가장 컸다. 1분기 주택 거래량이 작년의 절반으로 줄면서 양도소득세가 덜 걷혀서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이 많아진 영향으로 법인세도 6조8000억 원 감소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부가가치세는 5조6000억 원 덜 걷혔다.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작년보다 평균 18.6% 내렸기 때문에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수도 많이 줄어들 전망이다.

게다가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8월 말까지 연장하는 등 코로나19 시기에 깎아주던 세수 정상화는 지연되고 있다. 반면 예산 쓸 일만 많아지고 있다. 피해 범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전세사기 대응에는 어떤 식으로든 세금이 들 수밖에 없다. 여야가 경쟁적으로 대상 확대를 주장하는 대학생 ‘천원의 아침밥’ 정책처럼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정치권의 돈 풀기 요구는 하반기에 더 강해질 것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20조 원 이상 세금이 덜 걷힐 전망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종료, 수출 호조로 정부 예상보다 60조 원 가까이 세금이 더 걷힌 작년과 정반대의 상황이다. 1%대에 그칠 경제 성장률, 법인세 납부 1, 2위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최악의 실적 등을 고려하면 이르면 5월부터 세수가 정상화할 것이란 정부 기대와 달리 대형 세수 부족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제라도 정부는 세수 예측 실패를 인정하고 638조7000억 원의 올해 예산안을 다시 뜯어볼 필요가 있다. 세입 예산을 낮춰서 다시 짜고, 줄어드는 수입에 맞춰 불요불급한 지출계획을 쳐내야 한다. 여야가 한통속으로 밀어붙이다가 포퓰리즘이란 비판에 멈춰선 사회간접자본(SOC)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기준 완화는 중단해야 한다. 정부의 실패한 재정추계와 정치권의 선심성 퍼주기가 만나 나오는 결과는 미래 세대의 어깨에 얹혀질 무거운 나랏빚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