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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못 보여준 尹 6개월…리더십 쇄신으로 국정 동력 살리길

‘비전’ 못 보여준 尹 6개월…리더십 쇄신으로 국정 동력 살리길

Posted November. 09, 2022 08:07   

Updated November. 09, 202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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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10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다. 지난주 갤럽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29%였다. 4개월 째 30% 안팎을 맴돌고 있다. 지지율이 절대적 평가 척도는 아니지만 공정과 상식, 자유를 앞세워 야심 차게 출발했던 새 정부 6개월에 대한 국민 여론은 차갑다고 할 수밖에 없다.

 국정 경험이나 선출직 경험이 없다는 점만 놓고 보면 윤 대통령을 ‘준비된 지도자’라고 말하긴 어렵다. 다만 여의도에 물들지 않은 ‘비(非)정치 리더십’이 새 시대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승화하길 바랐던 이들도 많다. 청와대를 떠나 용산 시대를 열겠다는 강력한 의지에 기대를 걸었던 이유다.

 대통령은 매일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받는 등 과거와 다른 소통의 모습을 보이려 했다. 문재인 정권에서 훼손됐던 한미 동맹을 다시 굳건히 하고 한일 관계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민간 자율, 시장경제 원칙도 바로 세웠다. 탈원전의 문제도 바로 잡는 중이다.

 그러나 이런 정상화 노력들은 검찰 출신 중용 등 인사 논란, 권력기관 장악 논란, 부인 관련 잡음, 여권 내 권력다툼, 대통령 자신의 각종 설화 등으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반문(反文)’ 기조를 넘어 글로벌 경제 위기, 급변하는 안보 정세 속에서 집권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어디로 어떻게 끌고 갈 건지에 대한 분명한 비전과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소야대, 이전 정권의 고위직 알박기 등 정치지형의 문제도 있지만 야당 탓만 하기엔 국내외 여건이 너무 위태롭다. 25년 전 외환위기 이상의 경제 한파가 몰아치기 시작했음을 일반 서민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수출 부진, 무역수지 적자, 자금 시장 경색, 가계 부채 폭탄 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이런 경제 위기를 헤쳐 나갈 믿음을 주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숱한 난제의 연속이다. 당장은 발등의 불인 이태원 핼러윈 참사 수습에 온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야당과의 정쟁에는 거리를 두고 철저한 원인 규명, 엄정한 문책, 재발 방지에 나선다면 국민도 신뢰를 보낼 것이다. 특히 관련자들에겐 법적 책임 뿐 아니라 정치적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다.

 곧 집권 2년차다. 신(新) 적폐청산은 언제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미리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실력 있는 정부’를 표방했지만 검찰, 모피아 출신만 눈에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많다. 이주호 교육부장관 지명으로 6개월 만에 내각 진용이 완성됐지만 지역 안배 및 다양성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다. 무엇보다 대통령 스스로 리더십을 쇄신하길 바란다. 답답함이 막막함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