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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동해서 발사체 쏘고 서해 점령훈련,‘전략적 도발’ 분명해

북동해서 발사체 쏘고 서해 점령훈련,‘전략적 도발’ 분명해

Posted August. 28, 2017 08:11   

Updated August. 28, 201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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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합동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시작 엿새째인 26일 새벽 6시 49분부터 30분 동안 북한이 강원도 깃대령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세 발을 발사했다. 원산 남쪽 깃대령은 단거리 스커드, 중거리 노동미사일 등이 실전배치된 미사일 기지가 있는 곳이다. 발사체 중 한 발은 발사 직후 폭발했지만 나머지 두 발은 250km 정도를 비행해 동해상에 떨어졌다.

 같은 날 북한은 김정은이 백령도와 대연평도를 점령하는 특수부대 가상훈련을 참관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노출시켰다. 시찰은 김정일이 군을 최우선시하는 ‘선군(先軍) 정치’를 선언한 선군절(8월 25일)에 이뤄졌다. 북한군 수뇌부가 총출동한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공격 명령이 내려지면 서울을 단숨에 타고 앉으며 남반부를 평정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런데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문재인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예정대로 진행된 대통령과 집권여당 의원들 오찬 테이블 위에는 ‘진한 당청관계’를 의미한다는 곰탕이 올려졌다. 문 대통령은 “안보와 남북관계는 금방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군 태평양사령부가 발사궤적과 비행거리를 분석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추정한다고 발표했지만 약 3시간 뒤 청와대는 “개량된 300mm 방사포로 추정된다”며 ‘포탄’에 무게를 실었다. 한미 양국의 분석이 다른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ICBM급이 아닌 게 분명하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전략적 도발과는 관계없다는 게 분명하다”고 못박았다.

 탄도미사일이든, 방사포든 한미 양국은 북한의 이번 발사체 사거리가 250km라는 점을 확인했다. 군사분계선(MDL)과 가까운 곳에서 쏘면 수도권 전역은 물론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까지 사정권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북한의 옹진반도보다 더 북쪽에 있는 백령도와 대연평도 등 서해 5도는 유사시 전쟁의 최전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략적 도발’ 대신 ‘통상적 훈련 과정’으로 간주하는 것은 섣부른 기대가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 조건으로 핵과 미사일 도발 중단을 수차례 언급했다. 청와대가 북한의 발사체가 미사일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나선 것은 어쩌면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옮기면서 “그 무슨 운전석이니 뭐니 하며 처지에 어울리지도 않는 헛소리를 하기보다는 입 다물고 있는 것이 훨씬 현명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지금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마무리해서 확고부동한 경계 태세부터 보여줄 때다.



조수진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