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스타 예술가들의 의외로 평범한 사생활

Posted April. 08, 2017 08:18   

Updated April. 08, 2017 08:25

中文
 저자 캘빈 톰킨스는 “작품은 작품으로만 봐 달라”는 말에 고개를 젓는다. 그는 잡지 ‘뉴요커’에 40여 년 글을 써온 미술평론가다. 서문에서 톰킨스는 이렇게 선언한다. “동시대 아티스트들의 삶은 그들이 만들어내는 것에 너무나 필수적인 요소이기에 그 둘은 분리해서 고려될 수 없다.”

 데이미언 허스트, 신디 셔먼, 제프 쿤스 등 미술계에 커다란 충격을 던진 작가들의 내밀한 인간적 면모를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크다. 가령 데이미언 허스트는 기획력이 뛰어나 한때 화상이나 큐레이터로의 장래가 점쳐졌지만, 작품 값이 1000억 원이 넘는 스타 작가가 됐다. 그는 술을 섞어 마셔대고 파티를 좋아하지만, 동시에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신디 셔먼은 스스로를 모델로 삼는 사진 작업으로 유명하지만, 톰킨스에 따르면 이 작가는 실은 주목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수줍은 성품의 소유자다. 연구논문이 숱하게 나온 이 여성 작가가 무릎을 끌어안고 호러영화 ‘스크림3’를 보는 장면은 기묘하게 느껴진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적도 없지만, 처음엔 관객들의 웃음을 터뜨리게 하고 다음엔 사회적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을 내놓는 마우리치오 카텔란, 이탈리아의 포르노 배우 치치올리나와의 결혼과 이혼 뒤 아들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양육권 분쟁을 벌인 제프 쿤스 등 저자가 펼쳐 보이는 작가들의 삶은 ‘인간적’이다. 이들의 모습은 작품의 빛을 바래게 하기보다 개성을 더해준다.

 미술에 관한 책이지만 도판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시인이자 비평가인 윌리엄 코빗은 “독자들은 자신의 기억과 톰킨스의 꾸밈없는 일급 묘사력에 기대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썼다. 



김지영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