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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밤의 제국

Posted May. 23, 2007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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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나 야쿠자 같은 대형 범죄조직연합(신디케이트)은 어둠의 세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정치권과의 결탁은 물론 합법조직 인수를 통해 거대 범죄제국을 이루고 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22일 세계 5대 범죄조직연합을 소개한 글을 웹사이트에 올렸다.

일본 야쿠자=정치권, 우익집단과 긴밀한 연계를 가진 야쿠자의 최대 파벌은 3만9000명을 거느린 야마구치구미(). 기업식 운영으로 급성장한 야마구치구미는 최근 도쿄()로 조직을 확장 중이다. 두목 시노다 겐이치()는 감옥 안에서 조직을 관리한다.

야쿠자는 개방성으로 이름 높다. 고베()에 공식 본부를 두고 명함까지 가진 이들은 검은 양복에 호랑이 문신, 잘린 손가락으로 유명하다. 선량한 시민은 해치지 않는다는 제스처 탓에 일반인은 흔히 이들의 폭력행위를 외면하고 만다.

러시아 마피아=러시아 경제의 4분의 1, 영토의 10분의 1은 30만 명에 이르는 450개 마피아 조직이 장악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정부기관도 마찬가지다. 최근 경찰에 체포된 블라디미르 니콜라예프 전 블라디보스토크 시장은 마피아 두목 출신의 집권당 당원이다.

러시아 마피아는 잔인함으로 악명이 높다. 기자나 경찰, 고위관료까지 이들 눈에 거슬리면 죽음을 각오해야 한다. 이들은 최근 화학공장이나 항구, 은행 같은 합법적 사업체를 사들여 운영하는가 하면 이스라엘과 뉴욕까지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탈리아 마피아=마피아의 원조인 시칠리아의 코사노스트라 조직은 강한 지역적, 가족적 커넥션으로 수십 년간 이 지역을 지배해 왔다. 코사노스트라는 지역민과 정부 관료는 물론 성직자와도 오메르타(침묵의 규약)를 맺어 경찰에 협조하지 못하도록 강요한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보스 중의 보스로 불리던 베르나르도 프로벤자노가 체포되고 두목급 24명이 붙잡히면서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최근엔 칼라브리아의 은드란게타 조직이 떠오르고 있다. 은드란게타는 콜롬비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마약 네트워크의 핵심이다.

멕시코 마약카르텔=미국이 콜롬비아 마약카르텔을 집중 단속하면서 멕시코 조직이 새로운 마약카르텔로 부상했다. 시날로아와 걸프라는 양대 카르텔에 맞서 최근 티후아나 출신 조직이 경쟁자로 나섰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이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소탕전에 나섰고 직속 특수부대까지 창설했지만 수그러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들 카르텔은 올해만 해도 고위관료를 포함해 1000명 넘게 살해했다.

이탈리아계 미국 마피아=영화나 드라마에 힘입어 과도한 명성을 누린 미국 마피아는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한때 전국적 조직이었지만 이제 뉴욕과 시카고로 위축됐고 뉴욕의 5대 패밀리(감비노, 제노비스, 콜롬보, 보난노, 루케스)는 내세울 두목조차 없다.

미국 마피아는 배신으로 유명하다. 강력한 단속 아래 수백 명이 오메르타 서약을 저버렸다. 과거의 영광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명맥은 유지하고 있어 법 집행이 다시 느슨해지면 언제든 되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