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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김 가택연금 해제

Posted July. 28, 2004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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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가 기밀을 한국 정부 관계자에게 넘겨 준 혐의로 미 연방교도소에 수감됐던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64)씨는 27일 7년 반의 수감생활을 마치면서 한국정부에 자신의 명예를 회복시켜 줄 것을 촉구했다.

김씨는 이날 가택연금에서 해제된 뒤 버지니아주 자택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의 명예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정부에 서운함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정부에 아쉬움이 있지만 다 지나간 얘기이며 그것을 굳이 되새김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정부는 나에게 도움을 받았다거나, 안 받았다거나 한번도 얘기하지 않았다면서 그분들이 도움을 받았다고만 말해도 내 명예가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날 발표한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에서 저는 한국을 돕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지만 정작 한국정부는 결정적인 순간에 저의 순수한 동기와 존재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은 완전히 법의 제약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반 자유인의 상황에서 한국과 한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6월 초 가석방된 뒤 발목에 감시 장치를 차고 약 두 달간 가택 수감생활을 해 온 그는 이날 정오 후원회 관계자들과 가족, 기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감시 장치를 떼어낸 뒤 오늘 처음으로 집 밖에 나가 신문과 편지를 갖고 들어왔다며 감격했다.

김씨는 1990년대 중반 주미 한국대사관 해군 무관이었던 백동일씨(56예비역 대령)에게 북한군 동요 여부, 국제사회 지원 식량의 북한군 유입 여부, 휴전선 부근 북한군 배치 실태, 북한의 수출입 무기 현황과 해군 동향, 탈북자 실태 등을 포함한 50건의 정보를 넘긴 혐의로 미 당국에 체포됐다.

그는 다시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똑같이 행동하겠느냐는 질문에 그 당시는 이렇게 큰 시련이 오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그것을 알고 나서 또 다시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당초 징역 9년형과 보호관찰 3년을 선고받았던 그는 모범수로 인정돼 징역형이 7년 반으로 감형됐다. 하지만 앞으로 3년간의 보호관찰 기간에 워싱턴시를 떠날 때에는 판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홍권희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