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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화학무기용 신경물질 VX에 당해”

“김정남, 화학무기용 신경물질 VX에 당해”

Posted February. 25, 2017 07:15   

Updated February. 25, 201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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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 암살에 맹독성 화학무기로 분류되는 신경작용제 ‘VX’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24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보건부 화학국의 분석 결과 “피살된 북한 남성 시신의 얼굴과 눈 점막에서 이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날 할릿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도 기자회견에서 김정남의 사인은 “화학무기인 VX 신경물질로 인한 것”이라고 밝히고 유엔 화학무기협약(CWC) 비준국인 말레이시아에선 사용이 금지된 VX가 어떻게 유입됐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VX는 중추신경계에 치명적 손상을 입혀 피부 접촉의 경우 10mg의 극소량으로도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무색무취의 맹독성 화학물질이다. 김정남이 자연사했다고 주장하는 북한당국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물증을 말레이시아 당국이 제시한 것이다.

 할릿 청장은 사건 현장인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아직 해당 물질의 흔적이 남아 있을 수 있다며 “전문가 도움을 받아 현장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도 말했다. 암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수사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VX 이외의 맹독성 물질이 추가로 검출될 가능성도 있다. 현지 경찰은 이날 시신에서 추출된 샘플에 대한 분석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 현지 언론은 살충제 성분인 메틸파라티온이 암살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이 22일 쿠알라룸푸르의 한 콘도를 수색해 30대 말레이시아 남성을 체포하고 화학물질 다수와 장갑 등을 압수한 사실도 알려졌다. 경찰은 이 남성이 독성 화학물질 제조를 도왔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김정남 시신 양도와 관련한 혼선은 계속되고 있다. 누르 라싯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부경찰청장은 23일 “(김정남 친족이) 하루나 이틀 안에 말레이시아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할릿 청장은 24일 “정해진 계획은 없다”고 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아닌 딸 김솔희가 26일 말레이시아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