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피해자” 광장시장 상인들 눈물…유튜버 폭로 후 손님 ‘뚝’

황수영 기자2025-11-12 12: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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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이상한 과자가게’ 영상(왼쪽)과 영업정지된 해당 노점의 모습. ⓒ뉴스1

최근 한 유튜버의 폭로로 서울 광장시장이 ‘바가지 논란’에 휩싸이면서, 성실하게 장사해 온 상인들이 “우리도 피해자”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노점의 부정행위가 시장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유튜버 폭로 후 매출 반토막…상인들 “전체가 그런 건 아니다”

지난 4일 유튜버 ‘이상한 과자가게’는 “광장시장에서 8000원짜리 순대를 주문했는데, 상인이 고객 동의 없이 고기를 섞고 만원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영상이 퍼지며 광장시장 전체가 ‘바가지 시장’이라는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10일 MBC ‘생방송 오늘 아침’은 논란 이후 광장시장을 직접 찾아 상인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한 노점 상인은 “고객 동의 없는 추가 요금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며 해당 업소의 행위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주일 중 장사가 가장 잘되는 토요일에도 손님이 뚝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상인은 “이번에도 또 이런 사건이 터졌다”며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 전체가 그런 게 아닌데, 전체가 그런 것처럼 돼버린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문제가 된 가게들과 직접 이야기도 해봤지만, 논란이 반복돼 우리도 심각하다”고 털어놨다.

 유튜버 폭로로 ‘바가지 논란’이 확산된 서울 광장시장에서 성실한 상인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종로구는 시장 질서 회복을 위해 ‘노점 실명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광장시장 노점 모습ⓒ News1



“누군 세금 내고, 누군 안 내”…성실 상인들의 분노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희 엄마도 광장시장에 계십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어머니가 광장시장에서 채소가게를 하신다”며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경동시장에서 물건을 떼 오고, 손질까지 마치면 밤 8시가 넘는다”고 전했다.

A 씨는 “어머니는 사업장 내고 당당히 장사하시는데, 일부 노점상들 때문에 광장시장 이미지가 더럽혀졌다”며 “노점상들은 카드단말기도 없이 현금만 받는다. 사업장이 있어야 단말기 발급이 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누군 세금 내고, 누군 안 낸다. 그동안 외국인 노점상들이 벌어들인 돈이 얼마냐”며 “정직하게 장사하는 사람만 손해 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종로구 노점 실명제 도입…“신뢰 회복 나선다”

논란이 확산하자 종로구도 시장 질서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종로구는 올해 안으로 ‘노점 실명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제도 마련을 추진해온 종로구는 이번 바가지 논란을 계기로 실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로법에 근거해 광장시장 내 노점에 점용허가를 부여하고, 점용 면적·기간 등을 명확히 규정할 방침이다. 또 1년 단위로 허가를 갱신하고, 실태 점검을 강화해 불법 노점 영업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상인회 “과요금 근절·위생 교육 강화할 것”

광장시장상인회 역시 과요금 근절과 위생·친절 교육 정례화 등 자정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논란의 중심이 된 해당 노점에는 상인회 차원에서 영업정지 10일 처분이 내려졌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