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시장 바가지 폭로에…상인 “유튜버 의도적 접근” 논란 확산

황수영 기자2025-11-06 16: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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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A 씨가 공개한 논란의 광장시장 영상. 사진=유튜브 이상한 과자가게 채널 캡처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한 유튜버가 상인들의 바가지요금과 불친절한 응대를 고발한 영상을 올리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영상 공개 이후 상인 측은 “의도적 접근”이라고 반박했고, 종로구는 시장 질서 회복을 위해 ‘노점 실명제’ 도입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437만 회 넘긴 폭로 영상…“국가 이미지 실추” 비판 쇄도

유튜버 A 씨가 광장시장 내 분식 노점을 방문해 순대 가격 논란을 제기한 영상 장면.



유튜버 A 씨는 지난 4일 자신의 채널에 ‘이러면 광장시장 다신 안 가게 될 것 같아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주문하지 않은 음식을 임의로 제공한 뒤 가격을 올려 받거나, 외국인 손님에게 불친절하게 대응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A 씨는 “BTS와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같은 콘텐츠 덕분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많지만, 이런 모습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6일 기준 조회 수 437만 회를 넘었고, “국가 이미지에 악영향을 준다”, “강매가 일상화된 시장” 등 8000여 개의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

상인 “요구에 맞춰 드린 것”…상인회 “의도적 접근 같아”

분식점 상인 B 씨의 인터뷰 영상. 사진=채널A 보도화면 갈무리



5일 채널A에 따르면, 논란이 된 분식 노점의 상인 B 씨는 억울하다고 해명했다. B 씨는 “손님이 ‘고기를 섞어 달라’고 해서 그대로 드린 것”이라며 “고기를 섞으면 만 원이라는 점을 설명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가격 문제로 실랑이가 벌어지자 ‘그럴 거면 8천 원만 내고 가라’고 했다”며 “메뉴판에도 고기 추가 시 가격이 인상된다고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회 역시 “해당 유튜버가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관계가 왜곡됐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튜버 “의도적 접근 아냐…문제 개선 위해 용기 냈다”

이에 대해 A 씨는 “고기를 섞어달라는 질문을 받은 적도, 고기를 추가해 달라고 한 적도 없다”며 “결제 내역에도 만 원을 지불한 것이 명확하다. 영상에 모든 내용이 담겨 있다”고 전면 반박했다.

그는 “상인회가 의도적 접근 운운한 것은 안타깝다”며 “부정적 내용을 알리려는 의도가 아니라 문제를 개선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용기 내어 공개했다”고 밝혔다. 

종로구 “노점 실명제로 신뢰 회복”…서울시도 전면 점검 착수

서울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광장시장 내 상거래 질서, 위생, 친절도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종로구 역시 올해 안으로 ‘노점 실명제’를 도입해 시장 신뢰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해당 제도는 도로법 제61조에 근거해 노점에 점용 허가를 부여하고, 점용 면적·기간·허가자 정보를 명확히 관리하는 방식이다. 종로구는 이를 통해 상거래 질서 확립과 바가지요금 근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광장전통시장은 오랜 세월 시민과 관광객이 사랑해 온 대표 전통시장”이라며 “상거래 질서 확립과 노점실명제 시행으로 공정하고 신뢰받는 상거래 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장시장의 바가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에도 일부 상인의 부실한 음식 제공과 가격 논란이 불거져, 상인회가 ‘정량 표시제’·‘카드 결제 허용’ 등을 약속하는 결의대회를 연 바 있다.

광장시장 바가지 논란에 종로구는 연내 ‘노점 실명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