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받으러 왔어요”…젠슨황 성지된 깐부치킨, 여전히 인산인해

황수영 기자2025-11-05 10: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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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무렵, 서울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앞. 젠슨 황 ‘치맥 회동’ 열풍에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2025.11.04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글로벌 테크 리더 3인방’의 치맥 회동이 열린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은 여전히 열기로 가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다녀간 뒤 ‘성공의 기운’을 받으려는 시민들이 연일 몰리고 있다.

“총수 세트 그대로 먹을 거예요”

오후 5시경 깐부치킨 삼성점 내부 전경. 젠슨 황이 앉았던 자리는 이용 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5.11.04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4일 오후 5시가 채 되지 않았지만, 현장에는 직장인과 주식 투자자, 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용객이 몰리며 대기 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9세 직장인 A 씨는 해외영업팀 동료들과 함께 ‘회식 장소’로 이곳을 택했다. 그는 “팀원들과 함께 정기를 받으러 왔다”며 “세 분이 먹은 메뉴 그대로 시켜볼 생각”이라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인근에서 근무하는 50대 직장인 B 씨는 인도인 동료와 함께 젠슨 황이 앉았던 자리에 직접 착석해 식사했다. 그는 “인도 법인과 비즈니스 미팅을 마친 뒤, 회사가 근처이기도 해 인도인 동료를 대접하려고 자연스럽게 이곳을 찾았다”며 “오후 5시 이전에 예약했는데도 앞에 6팀이나 대기하고 있었다. 이 근처 유동 인구가 확실히 늘어난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를 하는 20대 프리랜서 여성은 “엔비디아 주식에 투자하고 있었는데, 젠슨 황이 화제가 되면서 직접 와봤다”며 “오늘은 회동 때 나왔던 ‘총수 세트’를 꼭 먹어볼 생각”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깐부치킨을 처음 찾은 30대 남성은 “이슈가 돼서 방문해 봤는데, 생각보다 치킨이 정말 맛있었다”며 웃었다.

조용하던 동네가 ‘관광 명소’로…깐부치킨 앞 풍경

깐부치킨 삼성점 전경. 2025.11.04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치킨집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신기한 광경이라며 놀라워했다.

인근에 사는 50대 주민은 “원래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갑자기 북적여서 보니 이곳이 그 자리더라”며 신기해했다.

매장 한쪽에는 세 총수의 서명이 담긴 액자가 걸려 있고, 바깥 유리문에는 당시 회동 사진이 붙어 있다. 현장에는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찾은 사람들도 있었다. 사진을 찍으며 “부자 기운을 받고 간다”며 즐거워하는 이들도 있었다. 뜨거운 열기 속 현장은 이미 하나의 관광 명소가 된 듯했다.

외부 유리문에 젠슨 황·이재용·정의선 3자 회동 당시 사진이 부착된 모습. 2025.11.04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AI 깐부 세트’ 출시… 열풍은 배달앱으로도

‘AI깐부 세트’ 포스터. 사진=뉴스1



깐부치킨은 이날 ‘인공지능(AI) 깐부 세트’를 공식 출시했다. 이 세트는 세 총수가 즐겼던 메뉴로 알려진 크리스피 순살치킨, 바삭한 식스팩, 치즈스틱 등 세 가지로 구성됐으며 가격은 2만3000원이다.

열풍은 배달앱으로도 번졌다. 지난달 30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플랫폼에서는 깐부치킨 주요 메뉴가 잇따라 품절되며 주문이 마비됐다. 1호점인 성복점은 몰려든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이달 1~2일 이틀간 임시 휴업하기도 했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