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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화재 대피로, AI가 찾는다

Posted December. 10, 2019 07:26,   

Updated December. 10, 201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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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전 대전 서구 대전도시철도 대전시청역. 지하 2층 승강장과 지하 1층을 잇는 계단 위에 갑자기 빨간등이 켜졌다. 지하철역에 화재가 났다는 표시였다. 역사의 조명까지 꺼지자 승객들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동요하기 시작했다. 이때 승객들의 발아래에 레이저로 쏜 녹색 유도선이 나타났다. 열차 도착 정보를 알리는 모니터에는 불이 난 계단 대신 승강장을 따라 다른 계단으로 이동하라는 신호가 나왔다. 승객들은 녹색 선을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불을 피할 수 있었다.

 한형석 한국기계연구원 인공지능(AI)기계연구실 책임연구원 팀은 자체 개발한 AI 기반 대피 안내 시스템을 9일 공개하고 대전시청역에서 시연했다. 연구팀은 복잡한 지하철역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AI가 학습을 통해 파악한 안전한 길을 안내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AI에 두 가지를 학습시켰다. 먼저 지하철 역사 내부에 설치된 30여 개의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모은 온도와 일산화탄소, 연기 농도 정보를 토대로 위험도를 평가했다. 이어 소방관의 조언을 받아 불이 난 위치에 따른 안전도를 기록한 뒤 이를 AI가 학습하도록 해 실제 화재 상황에서 AI가 가장 안전한 길을 찾아 제시하도록 했다.

 불이 나면 AI는 학습한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대피로를 찾은 뒤 모니터와 천장에 설치된 130여 개의 레이저 표시기를 이용해 길을 안내한다. 실내에 연기가 자욱해도 레이저가 연기를 뚫고 바닥에 안내 표시를 해 안전하다. 한 책임연구원은 “지하철은 불이 나면 조명의 70%가 꺼진다”며 “이때 승객들은 대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연기를 뚫고 바닥을 비출 수 있는 레이저로 길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대전시와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행한 ‘대전시-연구기관 협력 사업’의 일환이다. 연구팀은 대전지역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고 기술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조승한 shinj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