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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죽음의 백조’ 北해상까지 날아갔다

美 ‘죽음의 백조’ 北해상까지 날아갔다

Posted September. 25, 2017 07:24,   

Updated September. 25, 201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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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지 사흘 만인 23일 미군 전략폭격기 B-1B(일명 ‘죽음의 백조’) 편대가 북방한계선(NLL)을 전격적으로 넘어서는 초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국의 전략폭격기 및 전투기가 북한 측 공해상으로 비행한 역사상 최북단까지 전개된 것이다.

 미군 독자 공중 전력만으로 진행된 이번 무력시위에는 B-1B 편대의 대북 무력시위 역사상 가장 많은 항공기 10여 대가 동시에 투입됐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자신의 이름으로 성명을 내고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를 하겠다”며 협박하자 이를 실행하지 못하도록 최고 수위의 군사적 경고장을 보낸 것이다.

 데이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23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미 공군 소속 B-1B가 F-15C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북한 동해상의 국제 공역을 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21세기 들어 북한 해상을 비행한 미국 전투기나 폭격기 중 비무장지대(DMZ) 가장 북쪽으로 들어간 것”이라며 “이번 임무는 북한의 무분별한(reckless) 행동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며, 어떤 위협도 저지할 수 있는 군사 옵션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B-1B 편대가 NLL을 넘어 휴전선 최북단까지 넘어가 작전한 사실을 공개한 것도, 한국군 전력 없이 미군 독자 작전으로 수행한 것도 사상 최초다. 그간 미군은 B-1B 편대를 동원해 대북 무력시위를 할 때 우리 공군 F-15K의 호위를 받으며 연합 작전을 해왔다. 이번 무력시위가 독자 군사행동도 불사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B-1B는 23일 오후 11시부터 2시간가량 북한 동해 공해상까지 진출해 작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 종료 약 1시간 반 뒤인 24일 오전 2시 반(현지 시간 23일 오후 3시 반)부터는 미국 뉴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시작한 만큼 작전 시간도 사전에 치밀히 계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24일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움직인 것”이라며 “한미 양국이 북한을 향해 도발을 멈추고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과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작전이 전개된 게 아니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순환배치 연장선상으로 한미동맹에 기반을 둔 양국 간의 철저한 협의를 거쳐 취해진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언제 어떻게 협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



손효주 hjson@donga.com · 박정훈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