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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장진호 용사 없었다면 저도 없다”

文대통령 “장진호 용사 없었다면 저도 없다”

Posted June. 30, 2017 07:29,   

Updated June. 30, 201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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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장진호 용사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며 “한미 동맹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로 맺어졌다”고 말했다. 국제 외교무대에 공식 데뷔한 문 대통령이 미국을 향한 첫 메시지로 한미관계가 단순한 동맹을 넘어선 ‘혈맹(血盟)’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미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첫 공식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국립 해병대 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헌화한 뒤 “한미 동맹은 몇 장의 종이 위에 서명으로 맺어진 약속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장진호 용사들의 투혼 덕에 흥남철수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다. 그때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오른 피란민 중 저의 부모님도 계셨다”고 소개한 뒤 “한미 동맹은 저의 삶처럼 양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강하게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굳게 손잡고 가겠다”며 “한미 동맹은 더 위대하고 더 강한 동맹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미국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최소한 추가 핵·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핵 동결 정도는 약속해 줘야 핵 폐기를 위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핵 폐기와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되는 것이고 중간에 여러 이행 과정을 거칠 수 있다”며 “각 이행 과정들은 완벽하게 검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제시했던 ‘선(先) 핵 동결, 후(後) 핵 폐기’의 2단계 로드맵을 구체화한 것이다. 30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북핵 해법에 동의할지가 이번 회담의 관건이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정상회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비롯한 민감한 안보 현안보다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경제 분야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문제를 한국과 솔직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는 문제로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은 무역 관계가 불균형한 상황에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드와 관련해서는 이미 엄청나게 잉크를 엎질러 놓았다(양국 간 많은 대화가 오갔다). 누구도 논의의 중심에 놓고 다룰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워싱턴=문병기 weappon@donga.com · 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