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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참패' 슈틸리케호, 28일 시리아전 '비상'

‘중국에 참패' 슈틸리케호, 28일 시리아전 '비상'

Posted March. 25, 2017 07:11,   

Updated March. 25, 2017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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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취 문제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월드컵 본선 진출 방안을 고민하겠다. 그 생각만으로도 바쁘다.”

 중국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6차전에서 졸전 끝에 패한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24일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자신을 둘러싼 경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중국전 패배로 한국은 승점 10점을 유지하며 A조 2위를 기록 중이지만 우즈베키스탄(3위·승점 9점), 시리아(4위·승점 8점)와의 승점 차가 각각 1, 2점에 불과해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각조 1, 2위)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시리아와의 최종 예선 7차전은 슈틸리케 감독의 운명을 결정지을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변화를 통해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최종 예선에서 계속되고 있는 대표팀의 단조로운 전술은 상대 팀들에 위협을 주지 못하고 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모두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월드컵에 나갈 수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4-2-3-1 전형을 고집하는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에서 단순한 측면 공격으로 일관했다. 측면 공격은 전력이 약한 상대가 중앙에서 밀집 수비를 펼칠 때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5위 시리아도 한국(40위)을 상대로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슈틸리케호’의 측면 공격은 위력적이지 않다. 중국전에서 각각 좌우 측면 공격수로 나선 남태희(레크위야SC)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측면이 주 포지션이 아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둘 다 측면을 돌파해 크로스를 올리기보다는 중앙으로 파고드는 데 익숙한 선수이기 때문에 측면 공격의 전문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공격에 가담한 측면 수비수들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축구 데이터 분석업체 팀트웰브에 따르면 중국전에서 한국 크로스의 정확도는 8.7%(23개 중 2개 성공)에 불과했다. 후반전에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이 투입됐지만 부정확한 크로스와 롱패스만 이어져 공격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형의 변화보다는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답답한 ‘백패스 남발’도 문제다. 중국전에서 한국의 전체 패스(441개) 중 108개가 백패스였다. 특히 공격 지역 패스(181개) 중에는 백패스가 52개로 가장 많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상대 측면까지 전진해도 공격수와 수비수 간의 연계 플레이 등 부분 전술이 없기 때문에 위협적인 패스를 못하고 우리 진영으로 볼을 돌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분석했다. 상대 수비를 붕괴시킬 수 있는 리턴 패스는 중국전에서 6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는 슈틸리케 감독이 강조해 온 ‘점유율 축구’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패스플레이로 상대 골문을 향해 진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진영에서 볼을 돌린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점유율을 유지하면서도 마무리 능력을 키울 방안을 찾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