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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남북 비밀접촉 북쌀 요구로 결렬

Posted December. 08, 2011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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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당국자들이 비밀접촉을 갖고 이산가족상봉 문제를 논의했으나 북측이 대규모 쌀 지원을 요구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북경협 관련단체인 남북포럼의 김규철 대표는 7일 남북 당국자가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두 차례 만나 내년 설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안다며 북한이 식량 5만 t 제공과 남북경협 재개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고위급 협상은 아니고 상호 입장교환을 위한 실무접촉이었다며 협의가 무산된 후 북한이 남측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조건으로 쌀 50만 t과 비료 30만 t을 요구한 바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이날 남북 고위 당국자가 지난달 비밀리에 접촉했으나 북측이 수십만 t 규모의 쌀 지원을 요구해 성과 없이 끝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자리에서 북한은 일방적으로 대규모 지원을 요청한 반면 남한은 천안함, 연평도 도발 사과와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요구해 양쪽 의견이 평행선을 달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박수진 부대변인은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부인했다. 반면 청와대 관계자는 실무선에서 이뤄지는 남북 접촉은 일일이 다 보고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실제로 북한은 올해 8월부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 비난을 자제하는 등 대남 공세의 수위를 낮췄으나 지난달 중순 이후 대남 비난의 수위를 대폭 올리고 있어 남북 비밀접촉 결렬이 그 계기가 됐을 개연성이 없지 않다.

노동신문은 23일 남조선 당국이 말로는 대화, 협력을 운운하지만 실제로는 소소한 협력과 교류에도 방해를 놓고 있다며 남측의 유연성 조치를 겨냥했다. 또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지난달 24일 한국군의 서해 군사훈련을 거론하며 연평도의 불바다가 청와대의 불바다로, 청와대의 불바다가 역적패당의 본거지를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불바다로 타번지게 된다고 위협했다.



조숭호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