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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신년사 발표장소에 ‘최대 열병식’ 사진...美겨냥 기싸움

시진핑 신년사 발표장소에 ‘최대 열병식’ 사진...美겨냥 기싸움

Posted January. 02, 2020 08:18,   

Updated January. 02, 202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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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신년사에서 미중 갈등에 대해 직접 언급은 피하면서 홍콩 사태 해결을 강조했다. 다만 미국을 겨냥한 최신형 무기가 대거 등장했던 지난해 10월 열병식 사진을 신년사를 발표한 집무실 서재에 2장이나 배치해 미국의 압박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일 연두소감에서 또다시 ‘헌법 개정’을 강조했다.

○ ‘사진의 외교학’으로 미국에 메시지 전한 시진핑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관영 중국중앙(CC)TV를 통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미국을 직접 겨냥한 강경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미국의 대중 압박에 대응하는 “자력갱생” “국가 주권 안보 수호” “필사적으로 싸우고 분투하자” 등의 투쟁 구호가 등장했던 것과 대비된다. 이달 15일 워싱턴에서 1차 무역 합의문 서명이 예정돼 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신년사를 발표한 시 주석의 집무실 서재에 놓인 18장의 사진을 통해 미국을 향한 간접 메시지를 내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시 주석 서재 새 사진의 비밀을 공개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는 지난해 신년사 발표 때보다 3장이 늘어난 것이며, 11장은 처음 등장했다고 전했다.

 다른 사진들은 한 일정당 한 장씩만 있는 것과 달리 지난해 10월 1일 열린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 사진만 2장이었다. 시 주석은 중국 역대 최대 열병식이었던 이 행사에서 “어떤 세력도 우리를 흔들 수 없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미국 전역이 사정권인 차세대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東風·DF)-41 등 미국을 타깃으로 하는 신무기들이 대거 공개됐다 .

 또 시 주석은 “우리는 비바람과 험난한 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을 계속 압박한다면 강경하게 맞서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시 주석은 홍콩에 대해서는 뚜렷한 목소리를 냈다. 중국 지도부가 홍콩의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위기감이 매우 크다는 걸 시사한다.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마카오 반환 20주년 행사 참석을 거론하면서 “마카오의 성공은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가 완전히 실행 가능하고 해낼 수 있으며 인심을 얻었다는 걸 보여준다”며 “진심으로 홍콩과 홍콩 동포가 잘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문제 대목을 말할 때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홍콩에서는 이날과 올해 1월 1일에도 반중,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 개헌 다시 꺼내 든 아베

 아베 일본 총리는 연두소감에서 “미래를 확실하게 응시하면서, 국가 형태에 관한 큰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 그 앞에 있는 것이 헌법 개정”이라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12년 12월 두 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한 그는 올해까지 8차례 연두소감을 밝혔는데, 개헌을 언급한 것은 2014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2월 9일 임시국회 폐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반드시 내 손으로 (개헌을) 완수해 가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총리 임기는 자민당 총재로서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까지다. 따라서 올해 강한 개헌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관측된다. 아베 총리는 헌법 9조 1항(전쟁 포기)과 2항(군대 보유 금지 및 교전 불인정)은 그대로 두되 사실상 군대 역할을 하는 자위대의 존재를 기술한 새로운 조항을 만드는 형태의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