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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 공대웹툰 인기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 공대웹툰 인기

Posted August. 05, 2016 07:56,   

Updated August. 05, 201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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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대생은 칵테일을 교반기(물질을 휘젓는 실험 기기)로 탄다?’

 공대생을 소재로 한 웹툰이 인기를 끌고 있다.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1년 내내 이어지는 시험, 밤샘 실험과 과제, 석·박사 과정까지 이어지는 실험실 생활…. 공대생들의 괴로운 대학 생활을 미국 드라마 ‘빅뱅이론’처럼 코믹하게 비튼 것이 매력 요소다.

 네이버에서 올해 5월부터 연재 중인 최삡W 작가의 ‘공대생 너무만화’는 내신도 수능도 그저 그런 주인공 강지우가 명문 ‘최공대학교 사회에코시스템디자인과(옛 토목공학과)’에 입학해 만만찮은 공대 생활에 적응하는 이야기다. 논문 작성과 교수 강의 보조로 녹초가 된 조교, 영원히 끝나지 않을 듯 이어지는 시험, 공대생 공식 패션인 ‘X축과 Y축의 컬래버레이션’ 체크무늬 셔츠, 공대에 드문 여학생에 열광하는 모습은 전공을 불문하고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최삡W 작가는 SK하이닉스 기업 블로그에도 ‘공대에서 살아남기’라는 제목으로 웹툰을 연재 중이다.

 공대 웹툰이 인기를 얻는 것은 단순히 유머 때문만은 아니다. 어려운 공부에 비해 더 어려운 취업, 엔지니어의 노력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 분위기 등 ‘웃픈’ 현실이 군데군데 녹아있기 때문이다. 웹툰 플랫폼 코미코에서 연재하는 전혜진, 이수현 작가의 ‘펌잇’에는 이 같은 사회 현상이 적절히 어우러져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주인공 진수의 공대 출신 아버지가 운영하는 치킨집 이름은 ‘포닭’(박사 후 과정의 패러디)이다. “판교 벤처단지에서 프로젝트 하다 막히면 치킨집 사장에게 가서 물어보라”거나 “문과 나오면 치킨집 차릴 돈도 못 모은다”는 대사는 마냥 웃으면서 볼 수만은 없게 만든다.

 올해 1월부터 연재를 시작한 김은익 작가의 ‘공대생툰’은 전자공학과 신입 여대생의 진솔한 공대 적응기로, 현재 네이버 ‘베스트 도전만화’ 게시판에서 평점 9.9로 인기를 얻고 있다. 댓글에는 “문과생이지만 공대생들 고생하는 것 잘 알고 있다”는 응원과 공감이 이어지거나 웹툰에 등장한 공대 시험 문제를 전공자들이 함께 푸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