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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의 바다

Posted August. 28, 2006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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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이나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사진이나 그들의 누드 사진을 얼굴을 가린 뒤 인터넷에 올려 돈을 번 남녀 40여 명이 적발됐다.

이들 중에는 생활비가 없어 부인의 동의 아래 성관계 사진을 올린 일용직 근로자와 사진에 등장하는 여성이 자신의 부인임을 증명하기 위해 가족사진까지 올린 대학 시간강사도 있었다.

무역회사 대표, 증권사 간부, 영화시나리오 작가, 미술학원 원장도 경찰에 적발됐고, 주부 등 여성 3명도 끼여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7일 회원들이 올린 음란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하고 5억 원을 챙긴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F성인사이트 운영자 이모(32) 씨와 대학 시간강사 권모(34)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현직 군수 아들인 이모(25) 씨 등 4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적발된 회원들은 생활비를 벌고자 성관계 사진과 나체 사진을 올린 생계형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비정상적인 성적 취향이나 여자친구를 자랑하려는 경우였다고 밝혔다.

여자친구 자랑하고 싶어서=30여만 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F사이트에는 직접 찍은 아내의 사진을 올려 주셔요라는 아내 갤러리나 여친 갤러리라는 이름의 게시판에 각종 음란사진 수만 장이 올라와 있다.

서울 모 대학 시간강사인 권 씨는 2005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부인의 동의를 얻어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뒤 성관계 장면과 나체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권 씨는 자신의 부인임을 증명하기 위해 부인과 두 딸이 공원에서 함께 찍은 사진도 얼굴을 가린 뒤 인터넷에 올렸다.

권 씨는 이런 사진 7000여 장을 올려 회원들이 사진을 퍼갈 때마다 장당 50150원씩 받아 총 2200만 원의 수입을 챙겼다.

여자친구와의 성행위 사진을 올려 적발된 현직 군수 아들인 K대 이모 씨는 처음에는 여자친구를 자랑하려고 올렸다가 회원들의 반응이 좋아 더 야한 사진을 올리게 됐다고 경찰 조사에서 밝혔다.

분유 값이라도 벌어보려고=일용직 근로자인 김모(32) 씨는 한 달 90만 원의 수입으로는 유치원에 다니는 큰애와 두 살짜리 작은애의 분유 값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부인은 취업하려고 했지만 두 아이의 양육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도 쉽지 않아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을 남편과 함께 찾았다.

이들은 인터넷에 음란사진을 올리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2005년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1800여 장의 성관계 사진과 나체 사진을 올려 그동안 530만 원을 벌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빚도 있고 애도 키우기 힘들어 돈을 벌기 위해 이런 사진을 찍었다며 돈벌이가 아니면 이런 사진을 올리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음란사진 2만여 장을 압수하고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사이트 폐쇄를 요청하는 한편 비슷한 사이트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