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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장관 왜 방북하나

Posted March. 08, 200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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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의 방북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장관은 문화 관광 체육교류 등 비정치적인 사안을 협의하기 위한 방북이라고 밝혔지만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장관이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답방시기 등을 조율하기 위한 특수임무를 띠고 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특히 김장관을 초청한 김용순() 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로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인물이라는 점이 김장관의 대통령 특사설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하지만 김장관의 설명은 다르다. 그는 7일 기자회견에서 방북기간 중 문화부 관련 업무 이외의 사안은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용순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낸 것도 우리 문화부에서 담당하는 업무를 북한에서는 문화성 관광총국 체육지도위원회 등 여러 부처에서 맡고 있기 때문에 마땅한 초청자가 없어 김용순 위원장이 나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장관은 또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문제는 1316일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협의하기로 남북간에 의견이 모아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장관은 김정일 위원장을 갑자기 만나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갈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북한측이 먼저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문제에 대해 얘기를 꺼낼 경우에 대비해 이 문제를 조율하기 위한 복안을 갖고 가겠다는 얘기다.

김장관이 김정일 위원장 답방관련 특수임무를 띠고 방북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대화 및 교류가 한 단계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동안 정치 경제분야 대화에 주력하며 문화교류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으나 김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문화 관광 체육 교류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김장관의 방북은 우리측이 남북 문화 관광 체육 교류협력 합의서 체결을 위한 남북 문화장관회담을 갖자고 제의한 것을 북측이 받아들임으로써 성사된 것이다. 즉 북한도 문화 관광 체육교류 확대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특히 외화수입이 가능한 남북연계 관광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 북한의 이런 태도변화는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