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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 혜
1976년 서울 출생
1995년 동국대 국문과에 입학
1998년 교내 미당창작문학상 시부문 본상 수상
2000년 졸업후 현재 도서출판 고려원 편집부 근무.
 vertigo9@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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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이란 바로 이런 걸 거예요. 간판들이 잔뜩 내걸린 거리들. 그래서 더 이상 변명할 길이 없는 곳. 누구나 한번 분류되고 말면 그걸로 그만인 곳.'

글쓰기를 할 때나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숨이 막히곤 할 때, 위로 받기 위해 뒤져보는 카뮈의 구절이다. 적나라하다는 것. 더 이상 그 어떤 기대나 희망도 품을 수 없다는 것. 그 물컹물컹하고 적나라한 지옥이 어째서 나를 매번 천상으로 인도하는 것일까.

환상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 적나라한 환상. 캄캄하고 지루하고 더없이 권태로운 환상. 환상의 다른 이름인, 내 주변의 그 무수한 일상을 바라보고 쓰는 동안, 나는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세상이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적나라하다는 것을 안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세상을 냉소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것도 그래서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층에서 본 나의 시선이 냉소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삶에 대한 나만의 사랑법이라는 것을, 이런 서툰 사랑법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허망하게 분류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끊임없이 방황할 것임을 이 자리를 빌어 말하고 싶다.

고마운 분들이 계시다. 홍신선 선생님과 이종대 선생님을 비롯한 모교의 은사님들. 시에 대해 새 눈 틔워주신 박제천 선생님과 이윤학 선배님. 기회주신 두 분 심사위원님과 동아일보사에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영도 선배 윤수 선배 여호 언니 그리고 봉수 오빠와 상연도 이 자리에서 꼭 기억하고 싶은 소중한 이름들이다. 인생은 한바탕 모험이라는 말로 늘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시는 아버지, 시인의 잉크를 순교자의 피에 비유하시며 격려주시는 어머니께 당선의 영광을 돌리며 이제, 이 난감한 소감문을 떠나보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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