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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위성 가장한 ‘ICBM 쇼’ 예고… 감시·요격태세 빈틈없어야

北 위성 가장한 ‘ICBM 쇼’ 예고… 감시·요격태세 빈틈없어야

Posted May. 30, 2023 07:52   

Updated May. 30, 2023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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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달 31일 0시부터 내달 1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 지난달 ‘군사정찰위성 1호기’ 완성 발표에 이어 이달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한 지 10여일 만이다. 일본 언론은 잔해물의 낙하가 예상되는 해역은 서해 2곳과 필리핀 동쪽 해상 1곳이라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에 발사 계획의 즉각 철회를 촉구하며 “끝내 발사를 강행한다면 응분의 대가와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위성 발사는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정면 위반하는 불법행위이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과시하려는 또 하나의 도발행위일 뿐이다. 북한은 국제해사기구(IMO)가 운영하는 전세계항행경보제도(WWNWS)상 이 지역의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 측에 발사 계획을 통보하며 합법적인 우주개발 권리임을 내세웠지만 북한은 그런 자격을 상실한 지 오래다.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데 사용하는 로켓은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기술적으로 같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그 용도와 무관하게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떤 발사도 금지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인공위성 발사를 통보한 뒤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이번에 발사하면 2016년 2월 ‘광명성 4호’ 위성 발사 이후 7년 만이다. 북한은 17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 실물도 공개했지만 전문가들은 그 촬영해상도가 군사위성의 기능을 수행할 만한 성능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악한 수준의 위성을 태양동기궤도에 올린다는 명분 아래 그간 동쪽을 향해 고각(高角)으로 발사하던 ICBM을 정남쪽 태평양으로 발사해 지역 정세의 불안과 긴장을 유발하는 ‘공포의 쇼’를 연출하려는 것이다.

정부는 북한의 위성 발사가 야기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 발사체가 우리 서해를 가로지르는 만큼 선박의 안전운항에 차질이 없도록 국민 안전을 보호할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아울러 북한이 발사를 감행할 경우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만드는 외교적 총력전이 시급하다. 국제사회의 연대와 압박 전선을 단단히 구축해 이번만큼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비호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를 통해 철저한 감시 추적에 나서는 한편 발사체 잔해가 우리 영토에 떨어질 가능성에도 대비해 요격태세를 정비해야 한다. 일본은 이미 오키나와현 섬 3곳에 패트리엇(PAC-3) 요격체계를 배치했고 발사체 낙하에 대비한 ‘파괴조치 명령’도 내렸다. 흔들림없는 대비태세야말로 국민을 안심시키고 북한 충동질을 꺾는 가장 효과적 무기다.